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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CULTURE

보이지 않는 세계를 감각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작품들.

Cloud #07156, 2026. © Photo by Florent Michel

후지코 나카야 Fujiko Nakaya

미세한 공기의 흐름에도 시시각각 변하며 만질 수 없는 물질, 안개를 조각의 재료로 삼아온 후지코 나카야.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 첫 ‘Fog Sculpture’를 선보인 이후 50여 년간 물과 공기, 바람 같은 자연 요소를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며 조각의 경계를 확장해왔다. 순수한 물을 미세한 입자로 분사해 만들어낸 안개는 바람과 온도, 습도에 반응하며 매 순간 새로운 형태를 만들고 이내 사라진다. 2026년 파리 피노 컬렉션 부르스 드 코메르스에서 선보인 ‘Cloud #07156’은 짙은 안개로 중앙 홀을 채우며 건축의 윤곽과 그 안을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흐릿하게 뒤섞는다. 관람객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안개 속을 거닐며 작품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풍경의 일부가 되고, 눈앞에 존재하지만 붙잡을 수 없는 자연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Escape Artist, 2026. Photo by Maris Hutchinson,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gosian, © Sarah Sze

사라 지 Sarah Sze

이미지와 사물, 빛을 끊임없이 쌓고 흩뜨리는 사라 지. 일상의 작은 사물부터 자연과 우주의 이미지까지 방대한 요소를 연결하며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감각하고 기억하는 방식을 탐구해왔다. 특히 하늘과 천체는 그의 작업에서 인간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모티브다. 2026년 가고시안 베벌리힐스에서 선보인 신작 회화에서는 자연과 풍경, 건축과 작업실에서 포착한 이미지가 겹겹이 중첩되며 하나의 복합적 장면을 이룬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선과 원형 구조는 행성의 궤도와 회전하는 천체를 연상시키고, 작은 이미지의 파편은 광활한 우주 풍경으로 확장된다. 미시적 일상의 풍경과 거대한 우주의 스케일을 한 화면에 교차하며, 익숙한 세계를 낯선 시공간의 풍경으로 펼쳐 보인다.

The Sanctuary of Water, 2026. © Photo by Studio Tomas Saraceno

토마스 사라세노 Tomás Saraceno

공기와 빛, 구름, 거미줄처럼 눈에 보이지 않거나 손에 잡히지 않는 요소를 통해 인간과 자연, 지구와 우주의 관계를 탐구하는 토마스 사라세노. 예술과 건축,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그의 작업에서 공기는 중요한 매개가 된다. 2015년 시작한 ‘Aerocene’ 프로젝트에서는 화석연료 없이 공기와 태양에너지만으로 떠오르는 조각을 통해 새로운 비행과 삶의 가능성을 상상해왔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의 원주민 공동체와 협업하며 영구 랜드 아트 프로젝트 ‘The Sanctuary of Water’를 선보였다. 소금 평원 위 거대한 구조물과 물의 공간은 비현실적 풍경을 만들어내며, 하늘과 땅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동시에 물의 가치를 환기하며 자연과의 공존을 사유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