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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예술적인 부산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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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엔 부산에 가야 한다. 4~5월, 무려 세 차례 아트 페어가 열리기 때문. 부산이 예고하는 2026년 미술계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아트부산 2025 기간 도모헌에 설치한 정현 작가의 조각.
루프 랩 부산 2025 아티스트 토크.

부산 대표 아트 페어는 모두 봄에 찾아온다. 아름다운 바다를 품은 도시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라니, 그야말로 여행과 미술 둘 다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부산화랑협회가 주관하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 바마)’는 4월 2일부터 5일까지 벡스코에서 열리고, 지난해에 새로 생긴 미디어 아트 페어 ‘루프 플러스(Loop Plus)’는 4월 23일부터 27일까지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국내 3대 아트 페어 중 하나인 ‘아트부산(Art Busan)’은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참고로 바마와 아트부산은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는다. 그중 가장 먼저 선보이는 바마는 부산화랑협회 주최인 만큼 부울경(부산 · 울산 · 경남) 지역 화랑의 참여도가 높다. 작년엔 총 133개의 갤러리가 참가했고, 올해도 130여 개의 갤러리가 함께할 예정이다. 비율은 부울경 갤러리 45%, 그 외 국내 갤러리 40~50%, 해외 갤러리 10~1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화랑협회 채민정 협회장이 밝힌 올해 주제는 ‘노드(Node)’다. 노드는 정보 네트워크에서 개별적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는 교차점이자 데이터가 생성되고 확산되는 중요한 마디를 뜻한다. “아트 페어가 단순히 작품을 거래하는 장소를 넘어, 세계의 예술 에너지가 응집되고 다시 새로운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예술의 거점’을 향하는 비전을 담았습니다. 지역 미술의 로컬리티(locality)와 세계 미술의 글로벌리티(globality)가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며, 회화에서 첨단 미디어 아트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미술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이 하나의 마디 안에서 어우러질 예정입니다.” 올해는 청년 작가 특별전 공모 및 특별 조각전 등 신진 지원 프로그램도 확장 운영한다는 사실. 작가와 컬렉터, 공간과 예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새로운 미적 가치를 생성하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인성, Chorus, Collage of Pigmented Dye-printed Photo Paper on Canvas Followed by Acrylic Paint and Synthetic Resin(Epoxy), 193.9×152×4cm, 2025. 사진 제공 아트부산.
김은주, 그려보다 250501, 종이 위에 연필, 172×122cm, 2025. 사진 제공 아트부산.

국제적 주목도는 높아졌지만 막상 접근하기 어려운 장르가 미디어 아트다. 4월 말 부산을 찾으면 미디어 아트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시아 최대 미디어 아트 전문 아트 페어 ‘루프 플러스’는 작년에 ‘루프 랩 부산(Loop Lab Busan)’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적 규모의 미디어 아트 축제 ‘루프 바르셀로나(Loop Barcelona)’와 부산시립미술관이 손잡고 주최하는 행사라 시작부터 주목을 받았는데,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페어는 물론 전시와 포럼까지 모두 한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데, 호텔 한 층을 통째로 빌려 객실마다 하나의 미디어 아트 작품을 상영하는 방식이라 기존 페어와는 다른 낭만이 있다. 독립된 공간에서 다양한 미디어 작품을 조용히, 그리고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인 셈. 김영은 디렉터가 추천하는 올해 페어의 하이라이트는 세 가지다. “한 · 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섹션 ‘프랑스 포커스’, 그랜드 조선 부산 외관의 ‘대형 미디어 파사드 스크리닝 프로그램’, 미디어 아트의 확장 가능성을 논의하는 포럼은 꼭 주목해야 할 행사입니다. 프랑스 포커스는 프랑스 대사관과 협업해 프랑스 갤러리와 작가들을 초대했는데, 지난해에 선보인 ‘바르셀로나 포커스’ 역시 반응이 좋았기에 올해도 기대됩니다. 프랑스의 실험적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이 자리가 한국과 프랑스 사이 더욱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토대가 되길 기대합니다.” 국내외 미술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미디어 아트에 관한 논의를 펼치는 포럼은 4월 24일 금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 두 세션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은 미디어 아트를 컬렉팅과 자산의 관점에서 조명해 컬렉터와 기관, 전문가들이 작품을 소장 · 평가하는 방식을 다룬다. 두 번째 세션은 AI, 알고리즘, 디지털 환경에서 미디어 아트의 창작과 감상 방식이 어떻게 변화할지 탐색한다. 부산시립미술관과 함께하는 행사인 만큼 규모도 커졌다. 때맞춰 부산 시내 미술관과 갤러리 30여 곳에서 한 달간 특별 전시가 열린다고 하니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5월은 아트부산의 달이다. 키아프 서울, 대구국제아트페어(DIAF)와 함께 국내 3대 아트 페어로 꼽히는 아트부산은 프리즈 서울 개최 전부터 많은 해외 갤러리가 한국 진출 첫 무대로 택한 행사였다. 초여름 청명한 날에 휴양과 아트 페어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한국의 아트 바젤 마이애미’라는 별명도 얻었다.

바마 2025 페어장 전경.
루프 플러스 미디어 월. 신세계프라퍼티 제공.

손영희 이사장은 “아트부산은 단순히 작품을 보는 페어가 아니라, 여유와 문화를 만끽하고 국제적 미술 경험을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전시장 곳곳에서 대형 작품을 선보이는 ‘커넥트(Connect)’와 하나금융그룹 후원으로 지난해에 신설한 ‘퓨처 아트 어워드(Future Art Award)’가 올해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커넥트의 주제는 ‘어버니즘 & 로컬리티(Urbanism & Locality)’로, 라인문화재단 디렉터인 고원석 총괄 큐레이터가 전시 기획을 책임지죠. 선정 갤러리에는 기본 부스 외에 1인 작가를 위한 추가 전시 공간을 제공하며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25~80㎡까지 확장 가능합니다. 올해는 서용선, 박인성, 김은주, 나점수 등 중견 작가를 선정했어요.” 작년에 퓨처 아트 어워드는 서류 심사 기반으로 최종 1인을 선정했지만, 올해는 서류 심사로 3인의 파이널리스트를 선발한 뒤 오픈 전날 현장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 선정 작가 3인의 작품은 하나아트뱅크 부스에서 컬렉션과 함께 전시하며, 페어가 끝나면 하나금융그룹 사옥에서 후속 전시도 이어진다. 탄생 15주년을 맞아 이장욱 스페이스K 수석 큐레이터가 자문 디렉터로 참여해 아트부산의 구성과 기획에 전략적으로 관여한다니 더욱 새로운 면모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해외 갤러리가 전체의 30%, 부울경 지역 갤러리가 20%를 차지할 전망이며, 구체적 참가 리스트는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정도면 부산으로 봄나들이를 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못해 넘치지 않을까. 신선한 문화 예술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마음이 움직인다면 지금 바로 부산행 기차표를 예매할 것!

  • 이소영(아트 칼럼니스트)
  • 에디터 윤정훈
  • 사진 바마, 루프 플러스, 아트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