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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이 전시가 된다?

CULTURE

도시를 걷는 순간 시작되는 전시, 메디나 트리엔날레가 열린다.

메디나 트리엔날레 허브 전경. 이곳에서 지도를 수령하고 참여 작가와 프로젝트에 알아볼 수 있다.

올여름, 하나의 도시 전체가 전시장으로 변합니다. 2026년 6월 6일부터 9월 7일까지 뉴욕 메디나에서 열리는 메디나 트리엔날레(The Medina Triennial)는 기존의 전시 형식을 벗어나 도시와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방식의 현대미술 프로젝트입니다.

메디나를 가로지르는 이리 운하

뉴욕 서부, 이리 운하를 따라 자리한 작은 마을 메디나는 산업과 농업 이주와 공동체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는 장소입니다. 인구 약 6천 명 규모의 이 도시는 19세기 건축 유산과 운하 인프라를 중심으로 형성된 독특한 풍경을 지니고 있으며 이번 트리엔날레는 이러한 장소의 역사와 환경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이번 전시는 특정 미술관이나 전시장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운하를 따라 이어지는 거리와 역사적 건물, 공공 공간 곳곳에 작품이 분산되어 배치되며 마을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으로 작동합니다. 대부분의 장소가 도보로 연결되어 있어 관람객은 이동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마주하게 됩니다. 전시는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경험이 아니라 걷고 머무르는 시간 속에서 서서히 형성되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첫 번째 에디션에는 39명의 작가와 아티스트 그룹이 참여합니다. 아티스트 리나 라프리트, 타이시르 바트니지, 타니아 칸디아니 등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이 포함되며 이들은 생태, 물, 노동, 환경과 같이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요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서로 다른 배경과 맥락에서 출발한 작업들은 하나의 주제를 향해 수렴하기보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확장되며 전시 안에 다층적인 시선을 형성합니다. 특히 많은 작업이 장소와의 관계 속에서 완성됩니다. 아티스트 아사드 라자는 이리 운하의 물을 전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통해 도시의 흐름 자체를 작품의 일부로 전환하며 물리적인 환경과 예술적 개입이 만나는 지점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접근은 전시를 단순히 보는 대상에서 벗어나 공간과 시간 그리고 관람자의 움직임 속에서 경험되는 과정으로 확장시킵니다.

이번 메디나 트리엔날레는 “All That Sustains Us”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예술과 생태, 건축, 농촌 환경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합니다. 그리고 결과를 보여주는 전시를 넘어 하나의 과정과 관계의 집합으로 기능합니다. 작은 도시에서 출발했지만 이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가능성은 분명합니다. 동시대 미술이 머무를 수 있는 방식은 더 이상 특정 공간에 한정되지 않으며 도시와의 관계 속에서 새롭게 확장될 수 있습니다.

  • 에디터 박재만
  • 사진 메디나 트리엔날레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