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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올 X 샤넬, 전통 공예의 본질을 바라보다

CULTURE

본질은 때로 덜어낼수록 선명해집니다. 나무와 흙 그리고 장인의 손. 예올과 샤넬이 가장 순수한 재료의 아름다움에서 한국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시간이 쌓일수록 선명해지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화려한 장식을 덜어내고 나면 결국 남는 것은 재료와 그것을 다루는 손 그리고 오랜 시간 이어온 태도입니다. 전통 공예가 오늘날에도 새로운 의미를 갖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오래된 기술에 동시대의 시선을 더할 때 전통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언어가 됩니다.

재단법인 예올과 샤넬이 2022년부터 이어온 ‘올해의 장인, 올해의 젊은 공예인’ 프로젝트​가 올해로 5년째를 맞았습니다. 2026년 올해의 장인에는 소목장 조복래, 올해의 젊은 공예인에는 ​도자공예가 백경원이 선정됐습니다.

나무와 흙, 본질을 바라보는 시선

이번 전시는 디자이너 양태오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해 전시 기획과 작품 협업을 총괄했습니다. <아키텍처럴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디자이너에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올린 양태오 디자이너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본질을 가리는 장식을 걷어내고 재료가 가진 가장 순수한 모습을 바라보는 데 집중했습니다.

소목장 조복래의 가구와 백경원의 백자를 단순히 작품으로 나열하는 대신, 문인이 책을 읽고 차를 나누며 사물을 감상하던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작품과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의 삶까지 하나의 풍경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십 년의 시간을 품은 나무

올해의 장인 소목장 조복래는 경남 진주에서 소목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쇠못 없이 나무를 정교하게 짜맞추는 소목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견고해지는 전통 목공예 기법입니다. 조복래 장인은 스승에게 배운 “보이지 않는 곳이 보이는 곳과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원재료의 선택부터 가공과 마감까지 모든 과정을 섬세하게 완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랜 시간 장인이 수집하고 보존해온 나무로 만든 가구를 통해 재료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흙과 손으로 쌓아 올린 조형

올해의 젊은 공예인 백경원은 화려한 기술보다 흙과 손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에 집중합니다. 흙을 집고, 말고, 펴고, 쌓아 올리는 원초적인 제작 방식에서 출발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기(器)를 하나의 작은 공간으로 바라보며 형태를 확장해가는 그의 작업은 도자기를 넘어 공간과 조형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안합니다. 2025년 핀란드 로칼 갤러리와 서울 아름지기 등 국내외 전시에 참여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예올 X 샤넬 프로젝트는 ‘예’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올해의 장인을, ‘올’이 현재와 미래를 잇는 젊은 공예인을 의미합니다. 전통 공예의 기술을 보존하는 동시에 새로운 세대의 시선으로 확장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진소(眞素)공예 : 진경의 눈, 조형의 손〉​은 나무와 흙이라는 오래된 재료를 통해 오늘의 공예를 바라보는 자리입니다. 장식보다 재료를, 완성된 형태보다 그 안에 쌓인 시간과 손의 흔적을 바라보며 전통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소(眞素)공예 : 진경의 눈, 조형의 손〉
기간: 2026년 8월 21일–10월 16일
장소: 예올 북촌가
운영시간: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