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진욱의 무한한 변주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끊임없이 넓혀가는 배우 이진욱. 하나의 프레임으로 정의할 수 없는 이진욱의 무한한 변주.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기까지 인물의 성격과 배경, 말투와 행동 등 많은 부분을 연구할 텐데요. 작품 속 인물을 준비할 때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처음 대본을 받으면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전 그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막연하게 상상하곤 합니다.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는지, 사람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지, 자신의 일을 대하는 태도는 어떨지 하나씩 떠올려보는 거죠. 그 과정에서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기보다 혼잣말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생각을 소리 내어 말하다 보면 처음에는 추상적이던 인물이 어느 순간 조금씩 구체적으로 모습을 갖춥니다.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그만큼 여러 스타일을 보여줬습니다. 언젠가 꼭 도전해보고 싶은 이미지가 있다면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화면에 등장하고 싶어요. 가령 머리카락과 눈썹을 완전히 탈색한 인물 같은? 오랫동안 연기하면서 다양한 스타일을 경험했지만, 그런 모습은 아직 보여준 적이 없는 것 같거든요. 단순히 외형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고 그 모습 자체에 충분한 설득력을 지닌 강렬한 캐릭터라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여러 작품이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처음 배우 생활을 시작할 때는 막연하게 위대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배우로서 앞에 드러나는 것보다 맡은 인물이 관객과 시청자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껴요. 작품을 본 뒤 “이진욱, 연기 잘한다”는 말도 물론 감사하지만, 그보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의 이름과 감정이 오래 남으면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배우인 저보다 인물이 먼저 기억되고, 그 캐릭터를 통해 다시 떠올릴 수 있는 배우. 지금은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