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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30

사진과 그림, 우리의 언어

사진작가 김용호와 가수, 배우 그리고 작가의 이름도 어색하지 않은 이혜영. 그 둘에게 발견한 예술적 공통점.

사진 작가 김용호(왼쪽), 방송인 이혜영(오른쪽).

이혜영 씨의 인스타그램에는 김용호 선생님이 자주 등장합니다. 포스팅에 ‘사랑하는 쌤’이라는 표현도 보이는데, 어떻게 그런 사이가 되셨어요?
김용호(K)_ 30년쯤 전 혜영 씨가 <멋> 잡지의 학생 모델일 때 내가 사진을 찍었어요. 중간에 잠시 연락이 끊긴 적이 있는데, 혜영 씨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다시 만난 이후 지금까지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저는 가족과 친구를 엄격히 구분하는 편인데, 혜영 씨는 확실히 친구 이상으로 가족 같은 사람이죠.
이혜영(L)_ 제가 한창 활동하던 시절에 앨범 사진과 화보 사진을 많이 찍어주셨어요. 그러다 몇 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선생님이 장례식장에 찾아와주셨는데, 이상하게도 선생님을 본 순간 제 마음이 너무 편안한 거예요. ‘맞아, 나에겐 저런 사람이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 후 ‘내가 평생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 고민한 적이 있는데 그 리스트에 선생님이 계시더라고요. 제가 자라는 모습을 다 보셨고, 그만큼 저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죠.





재킷 Cos, 팬츠 H&M, 안경 Saint Laurent, 톱과 시계 그리고 운동화 모두 본인 소장품.

두 분이 서로의 작품에 영감을 주기도 하나요?
L_ 저에게는 선생님의 삶 자체가 영감의 원천이에요. 예전부터 선생님 스튜디오는 여느 사진가의 작업실과는 달랐어요. 창작 방식도 독특했죠. 패션 스타일까지도 저에겐 영감의 원천이에요.
K_ 혜영 씨와 같이 있다 보면, 늘 ‘함께 즐긴다’, ‘함께 논다’는 느낌이 들어요. 우리 둘의 관계에서는 ‘놀다시피 일한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김용호 선생님은 지난 4월 라이카 청담에서 고 이어령 선생님의 사진전 <모던보이와 함께한 오후들>을 개최했습니다. 이혜영 씨도 오프닝에 오셨는데, 전시 어떻게 보셨어요?
L_ 사진 작품은 너무 좋았고요. 전시를 보다 보면 이어령 선생님께 촬영 허락을 받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부분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경력이 이토록 오래된 김용호 선생님도 저런 노력을 통해 작업을 이끌어내시는구나’ 싶어 놀라웠죠.





드레스 Loewe, 슈즈 Christian Louboutin, 귀고리 Dol, 링, 네크리스 본인 소장품.

이혜영 씨는 2015년에 가나아트센터에서 첫 전시를 열었습니다. 김용호 선생님은 이혜영 씨의 첫 전시를 어떻게 보셨어요?
K_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기를 맞았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혜영 씨 작품은 대부분 자신에 관한 이야기예요. 그동안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해왔지만, 이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그림을 선택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혜영 씨 그림은 ‘사랑과 슬픔에 관한 이야기’ 같아요. 예술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일인데 고통 속에서 자기 고유의 것이 나오죠. 혜영 씨의 그림에서는 지금까지 혜영 씨가 살면서 겪은 사랑과 슬픔의 긴 여정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이혜영 씨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 중 어떤 시간이 가장 고통스럽나요?
L_ 빈 캔버스를 앞에 두고 앉았을 때요. 그리고 싶은 여러 가지 주제를 머릿속에 넣고 캔버스 앞에서 누에고치처럼 바닥에 누워 오랜 시간 뒹굴거려요. 그러다 갑자기 머릿속에 구체적 형상이 떠오르면 그때부터 거침없이 그리는 편이죠.





김용호, 雪國, 2019.

혹시 두 분은 서로의 작품을 소장하고 계시나요? 작가들 사이에서는 작품 교환이 흔한 일이니까요.
L_ 얼마 전에 선생님이 촬영한 백남준 작가의 인물 사진 NFT 작품을 구입했어요. 작품이 너무 좋아 바로 사버렸죠.
K_ 혜영 씨는 작품 판매를 거의 하지 않아 구입하기 어려워요. 대부분 본인이 소장하죠.
L_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제 이야기라 품에서 떠나보내는 게 아직 어려워요. 어쩌다 판매된 것이 몇 점 있는데, 그것도 지금 제가 돈을 더 주고 다시 사오고 싶을 정도로 판매한 걸 후회하죠.
김용호 선생님은 “인간이 하는 모든 창작 행위를 예술로 본다”고 하셨습니다. 그 예술의 본질과 의미를 독자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아트나우>의 역할인데, 평소 <아트나우>를 어떻게 보셨어요? 덕담도 부탁드립니다.
K_ <노블레스>에서 창간한 예술지다 보니 <노블레스>가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잘 전달해주는 것처럼 <아트나우>도 미술에 대한 고급 정보를 제공하고, 그러면서 아방가르드한 비주얼을 함께 볼 수 있어 참 좋아요.
L_ 많은 예술지가 잘난 척하는 느낌인데 <아트나우>는 그렇지 않아서 좋아요. 앞으로도 독자에게 예술을 가르치려고 들기보다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잡지가 되길 바랍니다.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박이현(hyonism@noblesse.com), 조인정
진행 서재희
사진 이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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