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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 The Art of Al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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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장르의 예술이 결합된 오페라는 이 시대의 예술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가 된다. 고전 오페라는 연출자에 의해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현대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 역시 오페라를 다다를 수 있는 커리어의 정점으로 여기며 끝없는 창작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 최근 세계적 오페라하우스들이 심혈을 기울여 무대에 올린 의미 있는 신작과 뉴 프로덕션 오페라를 소개한다.

천재 과학자 닥터 키론의 고뇌와 혼란을 상징화한 〈Die Dunkle Seite des Mondes〉의 무대연출 © Bernd Uhlig
작곡가 진은숙 © Rui-Camilo

Die Dunkle Seite des Mondes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음악가 진은숙의 두 번째 오페라 〈Die Dunkle Seite des Mondes〉가 지난 5월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베일을 벗었다. 2007년 첫 번째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성공적 오페라 데뷔 무대를 치른 진은숙이 수년 전부터 그 모티브와 구상에 대해 밝혀온 작품으로, 전설적 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의 삶과 업적, 그가 정신분석가 카를 구스타프 융과 맺은 관계 등을 그린다. 진은숙은 독일 음악 평론가이자 극작가인 커스틴 쉬슬러-바흐(Kerstin Schüssler-Bach)와 협업해 극본을 완성했는데, 작곡가가 직접 대본을 쓴 만큼 음악적 구조와 서사의 흐름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점을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이 오페라는 천재 과학자 닥터 키론(Dr. Kieron)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천재적이면서도 고립된 인물로 밤마다 꿈속에서 수많은 환영과 조우한다. 과학적 발견과 정신적 만족을 향한 끝없는 갈망이 뒤섞여 혼란을 겪던 그가 결국 악마적 존재인 마이스터 아스타로트(Meister Astaroth)와 동맹을 맺고 파멸에 이른다는 것이 이야기의 큰 줄기다. 이 작품은 ‘과학이 인간의 영혼을 어디까지 탐구할 수 있는가?’, ‘그 끝에서 무엇을 잃게 되는가?’ 같은 철학적 질문에 대한 음악가 진은숙의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무겁고 철학적인 주제를 다룬 만큼, 음악 역시 찬란함보다는 혼란으로 가득하다. 현악기와 타악기, 전자적 음향이 교차하며 불안과 환시를 그려내고, 몇몇 장면에서는 재즈적 요소가 스며들어 오페라의 경계를 흔들기도 한다. 이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혼성합창’은 극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강력한 매개 역할을 한다. ‘합창’이라는 장르를 빌려 집단의 시선과 군중심리를 대변함으로써 그 대척점에 놓인 주인공 내면의 갈등을 부각하는 것. 과학과 인간의 심리를 어떻게 시각화했는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아일랜드 극단 데드 센터(Dead Centre)가 무대미술을 도맡아 작품 제목인 ‘달’을 형상화한 듯한 거대한 철제 시계추, 과학자인 주인공의 착란을 시각화한 듯한 구 형태의 그래픽, 무대 전체를 뒤덮어 무의식의 편린을 보여주는 듯한 흑백 스틸 이미지까지 파격적 이미지를 구현했다. 

열리고 닫히는 거대한 흰색 큐브 등 상징적 미장센으로 단순화한 〈Aida〉의 무대 © Bernd Uhlig
연출가 시린 네샤트 © Lyle Ashton Harris. Courtesy of the Artist and CRG Gallery, NY

Aida

파리 국립 오페라는 2025~2026년 시즌을 시린 네샤트(Shirin Neshat) 연출의 〈Aida〉로 시작했다. 이번 공연이 화제가 된 것은 이 새로운 프로덕션을 맡은 연출가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린 네샤트는 이란 출신 아티스트로, 현대미술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스타다. 빼곡하게 텍스트를 채워 넣은 사진 작품, 이슬람 문화를 성찰하는 비디오 설치와 영상으로 알려진 그는 종교와 젠더, 권력 등의 주제를 탐구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언어를 발전시켜왔다. 더구나 〈Aida〉라는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오리엔탈리즘이 문화적 제국주의에 대한 날 선 시각을 견지해온 그에 의해 어떻게 해석될 것인지 역시 큰 관심을 모았다. 사실 이 작품은 시린 네샤트에 의해 약 7~8년의 시차를 두고, 수정과 발전을 거듭해왔다. 2017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초연 무대에서는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Riccardo Muti)의 “내 악보에 영상이 개입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일갈에 연출이 대폭 수정되었기 때문. 수정을 거쳐 마침내 파리에서 초연된 이번 작품은 “잘츠부르크의 아이디어가 날카롭게 다듬어져 되돌릴 수 없는 지점까지 고조되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주로 이집트식 화려한 장관으로 묘사되는 〈Aida〉의 무대는 열리고 닫히는 흰색 큐브, 그리고 거대한 화면을 채우는 영상으로 대체되었다. 장식적 웅장함을 거부하고, 지극히 상징적인 정제된 미장센을 선택함으로써 인물들의 드라마와 심리가 효과적으로 드러날 수 있게 한 것. 또한 베일을 쓴 여성, 난민, 동방정교회 사제의 군상 등을 거대하게 무대에 투사함으로써 현재의 잔혹한 정치적 상황까지 강렬하게 비판한다. 

주연배우 존 홀리데이와 앙상블 © Monika Rittershaus
극도로 미니멀한 무대는 클라우스 그륀베르크의 작품이 © Monika Rittershaus.
연출가 배리 코스키 © Jan Windszus.

Echnaton

필립 글라스(Philip Glass)는 생존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로 손꼽힌다. 음렬주의에 반해 탄생한 미니멀리즘 음악의 선구자로 평가받으며, 15개의 오페라와 10개의 교향곡, 수많은 영화 OST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도 높다. 〈Echnaton〉은 그가 남긴 초창기 오페라 중 하나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그는 〈Einstein on the Beach〉, 〈Satyagraha〉, 〈Echnaton〉을 연이어 발표했는데, 각각 아인슈타인, 간디,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아크나톤까지 무력이 아닌 정신 혁명으로 인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 3인을 다루었다 해서 ‘초상 오페라 3부작’으로 불린다. 이 오페라의 독특한 미학을 이해하려면 ‘아크나톤’이라는 인물에 얽힌 역사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약 3500년 전 인물로, 최초의 일신교를 세웠다가 결국 파멸한 파라오로 알려져 있다. 극은 아내 네페르티티에 대한 사랑과 다신교 중심 신전의 붕괴를 그리는데, 마지막 부분에서는 시점이 현대로 이동해 아크나톤의 몰락과 옛 사제 계급의 부활을 현대 여행객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현재 가장 유명한 프로덕션은 2019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선보인 펠림 맥더못(Phelim McDermott) 연출의 〈Echnaton〉으로,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환상적 무대연출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4월 배리 코스키(Barrie Kosky) 연출로 베를린 코미셰오퍼의 무대에 오른 〈Echnaton〉은 완전히 새로운 의미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단조로운 리듬이 반복되며 극적 몰입을 만들어내는 필립 글라스의 음악이 그러하듯, 충격적일 정도로 단출한 무대는 미니멀리즘 정신의 구현 그 자체라 할 만했기 때문. 그는 이 무대에서 이집트를 대변하는 장식과 고고학적 상징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시각적 절제와 몸짓의 정밀함을 택했다. 장식 없이 열려 있는 흰 공간을 배경으로, 기하학적 형태의 빛과 그림자 속에 출연자들을 고립시킴으로써 오페라의 ‘영성과 초월’이라는 주제를 드러낸 것. 무대 디자인은 클라우스 그륀베르크(Klaus Grünberg)가 맡았는데, 그는 출연자들이 직접 운반하는 소품, 무대 전면에 드러난 노출 조명 장치, 그리고 서서히 회전하는 무대 등으로 오페라의 반복적이고 환각적인 리듬이 공명하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순백의 무대 앞으로 흐르는 선율, 주인공이 입은 파격적인 컬러의 의상, 합창단과 무용수들의 강렬한 움직임 등 음악에 집중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 역시 필립 글라스 음악의 ‘최면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는 평가다.  

아치와 트러스 구조물로 완성한 중세 교회 이미지의 무대. 디자인은 로버트 이네스 홉킨스가 맡았다 © Cory Weaver
암포르타스 역의 바리톤 브라이언 멀리건 © Cory Weaver
연출가 매슈 오자와 © Jon Wes

Parsifal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지난 10월 25일 바그너의 마지막 오페라 〈Parsifal〉의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새 시즌을 시작했다. 바그너의 〈Parsifal〉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무대에 오른 것은 25년 만으로, 전작 〈Orfeo ed Euridice〉로 큰 찬사를 받은 매슈 오자와가 연출을 맡았다. 사실 바그너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는 것은 후대 음악가와 연출가에게 굉장히 도전적인 임무다. 바그너는 모든 오페라 작품을 자신이 지은 ‘바이로이트 전용 극장’의 음향 설계, 피트 구조 등과 긴밀히 맞물리도록 설계했기 때문. 더구나 난해한 종교적 배경과 암시로 가득 찬 이 작품의 복잡다단한 뉘앙스 역시 연출을 까다롭게 만드는 요인이다. 연출가 오자와는 무대를 선보이기에 앞서 “이번 무대는 동양과 서양의 전통, 다양한 종교 의례와 움직임을 아우르는 다문화적 극 언어를 활용한다. 특정 종교, 혹은 역사적 틀을 거부하고, 관객이 일상을 벗어나 공유되는 성찰, 공감, 깨달음의 공간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초대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토록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완벽한 우회에 가까웠다. 정적인 극 구조와 장황한 대사, 종교적 배경 등 까다로운 문제를 일일이 드러내기보다는 ‘순간의 아름다움’과 그 합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방식을 택한 것.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시각적 즐거움의 향연”이라고 평한 이번 작품의 무대는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운 숲, 성 등 극의 주요 배경을 환상적으로 구현해냈다. 구조적 설치물로 형상화한 무대가 ‘꿈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어딘가를 환상 속 장면처럼 구현해냈다는 평가다. 특히 공연 전반부, 숲속에서 잠든 기사단 소년들이 아침 햇살 아래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르는 장면은 영화적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전달하며, 꿈과 현실을 오가는 듯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지휘는 몇 해전부터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음악감독으로 재직 중인 김은선이 맡았다. 바그너에 대한 연구로 정평이 난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바그너 특유의 영웅적 스케일과 섬세함을 동시에 구현하며, 관객들을 성공적으로 ‘바그너적 시간’으로 초대했다. 파르지팔 역의 브랜던 요바노비치, 넓은 음역을 가진 쿤드리 역의 탄야 아리아네 바움가르트너, 구르네만츠 역으로 등장하는 연광철의 음색과 연기 역시 관객들에게 큰 찬사를 받았다.

주인공 카발리에와 클레이가 가상 영웅 ‘이스케이피스트’를 만들어내는 장면 © Evan Zimmerman
엄숙한 회색 톤으로 그린 회상 장면. 무대 디자인은 59 Studio가 맡았다 © Evan Zimmerman
연출가 바틀릿 셔 © Matthew Murphy

The Amazing Adventures of Kavalier & Clay

1883년 개관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 오페라하우스 중 하나다. 이렇듯 화려한 명성의 배경에는 도전적이고 동시대적인 특유의 레퍼토리를 고수해온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특별한 안목이 있었다. 거의 매 시즌 현대 작곡가의 오페라 신작을 무대에 올리며 현대 오페라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그중 2021년 초연한 〈Fire Shut up in My Bones〉, 2022년 선보인 〈The Hours〉 등은 수준 높은 각색과 연출로 그래미상을 비롯한 각종 음악상을 휩쓸며 현대 오페라의 레퍼토리 확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 140번째 시즌을 열며 이들이 선보인 작품은 〈The Amazing Adventures of Kavalier & Clay〉. 2001년 퓰리처상 수상 작가 마이클 섀번이 쓴 동명의 원작 소설을 새롭게 각색했다. 총연출은 토니상 수상 이력이 있는 명장 바틀릿 셔(Bartlett Sher)가, 극본은 진 시어(Gene Scheer)가 맡았으며, 오케스트라와 전자음악을 융합해 선보이는 데 각별한 재능을 가진 작곡가 메이슨 베이츠(Mason Bates)가 작곡을 맡았다. 스토리는 194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나치 치하의 프라하를 탈출해 뉴욕에 온 예술가 요제프 카발리에가 브루클린에 거주하고 있던 사촌 샘 클레이를 만나 ‘더 이스케이피스트(The Escapist)’라는 이름의 만화 영웅을 만들어내며 유대감을 쌓아간다는 이야기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스토리의 이 작품에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강력한 요인은 바로 무대미술이다. 주인공의 손끝에서 영웅이 탄생하는 스케치 장면, 영웅의 활약상 등 모든 주요 장면이 대형 스크린에 애니메이션으로 투사되며 눈을 사로잡는 것. 이는 59 Studio의 작품으로, 이들은 런던 라이트룸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의 초대형 몰입형 전시, 스팅의 콘서트 등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이 시대에 맞는 진일보한 기술로 몰입형 무대를 구현한 점 역시 이 작품의 동시대성과 혁신성을 잘 보여준다. 복잡한 스토리를 오페라 형식에 맞춰 압축하면서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점, 아름다운 음악 등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극 초반 로사가 부르는 아리아 ‘Open Your Eyes’, 마지막에 샘이 부르는 민요적 선율의 곡 ‘Back and Forth, Up and Down’ 등은 현대 오페라에서 보기 드문 서정적 아리아로 극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힌다.

대담한 컬러 팔레트로 극의 성격을 드러낸 무대연출은 고트프리트 헬른바인의 작품이다 © Matthias Baus
마르샬린 역의 디아나 담라우와 오흐스 남작 역의 귄터 그로이스뵈크 © Matthias Baus.
연출가 리디아 스타이어 © Sandra Then

Der Rosenkavalier

유럽을 대표하는 유서 깊은 오페라하우스 중 하나인 취리히 오페라는 이번 시즌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Der Rosenkavalier〉로 그 무대를 열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 자리를 옮긴 예술감독 마티아스 슐츠(Matthias Schulz)가 비전을 선보이는 자리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가 이 작품을 위해 선택한 연출가와 지휘자의 면면은 여러모로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출가 리디아 스타이어(Lydia Steier)는 1978년생 젊은 여성 감독으로, 베를린 코미셰 오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드레스덴 젬퍼오퍼 등 보수적 오페라하우스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실력파다. 지휘를 맡은 요아나 말비츠(Joana Mallwitz)도 1986년생 젊은 여성 지휘자로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의 예술감독으로 활약 중인 기대주다. 연출가 스타이어는 동시대적 〈Der Rosenkavalier〉를 선보이기 위해 시각예술가 고트프리트 헬른바인(Gottfried Helnwein)의 무대 디자인을 채택했다. 고트프리트 헬른바인은 과거 매릴린 맨슨과 멀티미디어 프로젝트를 합작해 선보인 아티스트로 회화, 사진,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도발적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스타이어가 2005년 LA 오페라의 〈Der Rosenkavalier〉를 직접 관람한 뒤, 그의 무대 디자인에 매료되어 이 작품을 택했다는 후문이다. 무대는 대담한 단색 팔레트를 기반으로 꾸몄으며 각 장마다 그 색을 달리한다. 2막은 푸른빛에 잠기고, 3막은 황금빛에 흠뻑 젖으며, 4막은 붉은빛으로 물든다. 화려하기 그지없던 마리아 테레지아 시대의 빈은 하나의 색에 완벽하게 잠식당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여간다. 특히 주인공인 오스크 남작의 의상을 배경색의 보색으로 선택해 교묘한 시각적 충격을 선사한다. 그로테스크한 사진 작업으로도 명성 높은 고트프리트 헬른바인의 무대 디자인은 극 마지막에 다시 한번 정점을 찍는다. 대규모 여성 포트레이트, 해골 이미지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욕망’에 잠식당한 주인공들을 직접적으로 조명하는 것. 여백과 폭발 사이를 긴장감 있게 오가며 극을 받쳐준 요아나 말비치의 정교한 연주 역시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 박지혜(프리랜서)
  • 에디터 김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