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수프의 온기

입김으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추운 날, 유난히 생각나는 수프와 갓 구운 빵, 그리고 샌드위치.

수프보울
맛있는 수프가 당길 때는 증산역으로 간다. 연고도 없는 이 동네를 굳이 찾는 이유는 수프보울이 있어서다. 무더울 때는 근처도 안 오다가 가을에 접어들면 일주일이 멀다고 출근 도장을 찍는다. 수프보울의 수프는 다 맛있다. ‘언젠가는 여기 메뉴를 다 먹어봐야지’ 다짐했는데 몇 번을 갔는지 모든 메뉴를 섭렵했다. 개인적인 취향은 크림수프 종류다. 특히 세 가지 종류의 버섯과 트러플오일, 엑스트라버진으로 마무리한 트리플 머쉬룸 크림 수프가 제일 입맛에 맞는다. 여기에 베이컨, 루꼴라, 드라이토마토를 곁들인 치아바타 BRT샌드위치를 곁들이면 천국이 따로 없다. 이 외에도 각종 채소와 소고기를 듬뿍 넣은 클래식 라구 수프도 추천.
ADD 서울 서대문구 응암로1길 22 1층

온더수프
둔촌동의 온더수프는 토마토 비프 스튜, 포테이토 베이컨 수프, 양송이 수프가 유명하다. 여기에 잠봉뵈르 샌드위치, 혹은 파스타 면이 들어간 푸실리 파스타 샐러드를 많이 곁들여 먹는다. 온더수프는 포장 전문점이다. 따로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없다. 포장하는데도 10분 정도 걸린다.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루할 틈은 없다. 아기자기한 가게 곳곳을 보다 보면 어느새 따뜻한 수프와 샌드위치가 곱게 포장되어 나온다. 한 끼 식사나 집들이 음식으로도 좋기에 차를 가지고 나온 날은 근처에 세워두고 꼭 포장해 가는 편이다.
ADD 서울 강동구 양재대로85길 36 1층

씨장
수프 마니아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곳. 성수동의 씨장은 어니언 수프 맛집이다. 달콤한 양파의 풍미와 세 가지 치즈를 곁들인 바게트의 조화. 그 외의 브런치 메뉴들, 갓 구운 바게트와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사람들이 몰린다. 복잡한 연무장길이나 서울숲 카페거리 쪽이 아닌 다소 인적이 드문 성수동 뚝도시장 부근에 있다. 구석구석 숨은 맛집을 찾는 재미가 있는 동네다. 꿀팁은 어니언 수프, 혹은 콘 수프에 바게트로 만든 샌드위치, 혹은 잠봉샐러드, 그리고 대표메뉴인 씨장커피. 이렇게 세 가지 조합을 추천한다. 대표메뉴인 씨장커피는 밤 라떼가 들어간 아인슈페너로 씨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ADD 서울 성동구 성덕정길 92 1층

에디터 박한빛누리(프리랜서)
사진 수프보울, 온더수프, 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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