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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유물 등장

LIFESTYLE

애플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공개된 희귀 유물 경매가 시작됐습니다.

Photo by Tony Avelar/Bloomberg via Getty Images

애플이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탄생과 초기 역사를 증명하는 희귀 유물들이 경매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초기 애플 컴퓨터부터 스티브 잡스의 개인 소장품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구성된 이번 경매는 현대 기술 기업이 어떻게 하나의 문화적 신화로 소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RR 옥션이 주관하는 이번 경매에는 총 191점의 로트가 포함됐습니다. 1970년대 애플 초기 하드웨어, 창업 초기의 회사 문서 그리고 캘리포니아 로스알토스에 있던 잡스의 어린 시절 침실에서 나온 개인 물품들이 함께 출품됐습니다. 경매는 이미 시작됐으며 오는 1월 29일까지 진행됩니다.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의 서명이 담긴 수표

이번 경매의 중심에는 애플이 발행한 사실상 첫 번째 수표가 있습니다. 1976년 3월 16일자로 작성된 이 웰스파고 수표는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의 서명이 담긴 500달러짜리 문서로 Apple-1의 인쇄회로기판을 설계한 하워드 캔틴에게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수표는 애플이 공식적으로 설립되기 2주 이상 앞선 시점에 작성돼 회사가 본격적인 법적 틀을 갖추기 전 이미 사업 활동을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경매 개시 후 하루 만에 입찰가는 수만 달러를 넘어섰고 경매사 측은 최종 낙찰가가 50만 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집가들의 관심은 특히 초기 애플 하드웨어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이른 것으로 알려진 Apple-1 프로토타입 메인보드는 가장 높은 초기 입찰가를 기록했으며 이 역시 최종 가격이 수십만 달러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정상 작동하는 Lisa-1 컴퓨터, 해커 ‘지오핫’이 탈옥했던 1세대 아이폰, 그리고 1970~80년대 애플의 초기 마케팅 자료들이 함께 경매에 올랐습니다.

1984년 2월호 맥월드(Macworld) 창간호 원본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기념품에 서명하는 일을 꺼렸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해 그의 서명이 들어간 물품은 시장에서 더욱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왔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잡스가 서명한 애플 관련 문서와 명함은 수십만 달러에 거래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경매 업계는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수집 열기를 넘어 기술 산업이 문화적, 역사적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애플 경매는 유명 인물의 개인 소지품이 미술품과 나란히 거래되는 최근 경매 시장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나폴레옹의 유물이나 할리우드 배우의 소장품이 고가에 낙찰되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술 산업 역시 새로운 수집 분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인데요. 차고에서 시작된 애플의 초기 흔적들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 글로벌 경매 시장에서 다시 한번 그 상징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 에디터 박재만(pjm@noblesse.com)
  • 사진 RR옥션 홈페이지, 게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