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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3

미술이 가라사대

냉철하게 현실을 바라봐야 하는 변호사와 앵커, 박주희와 여인선은 미술이 전하는 나직한 목소리에 위로를 받는다.

변호사 박주희(왼쪽), 채널 A 앵커 여인선(오른쪽).

SNS를 보면 두 분이 미술과 다도를 함께 즐기시던데.
여인선(Y)_ 박주희 변호사님과는 법조 기자 시절 기자와 취재원으로 만났어요.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변호사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후 식사 자리가 차 자리로 이어졌고, 이내 전시장에서도 보폭을 맞추게 되었어요. 취향의 결이 공명했나 봐요. 아무래도 제가 변호사님의 프로페셔널한 직업 정신과 멋진 라이프스타일,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에 흠뻑 빠져서 그런 것이겠지요.
박주희(P)_ 여인선 앵커 곁에 있으면 건강한 기운이 느껴져요. 심신의 건강은 물론이고, 새로운 것을 접하고 경험하는 일에도 적극적이거든요. 여기에 취향까지 비슷하니 반할 수밖에 없지요. 평소 트렌디한 <아트나우>를 즐겨 보는데, 막상 트렌디한 패션 화보에 참여하려니 살짝 긴장됐지만, 여인선 앵커가 옆에 있어서 그런지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직업의 특성상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도 끝까지 캐내 공부하실 것 같아요.
P_ 예술과 법을 잇는 일을 하다 보니 전시 이면에 집중하게 돼요. 미술관에 가기 전, 자연스레 작가의 삶과 전시를 개최하기까지 히스토리 등을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하나의 전시에서 많은 걸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권진규 작가 전시에 다녀왔는데, 미리 그의 일생을 톺아보고 가니 작품에서 작가의 지난한 삶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했어요.
Y_ 기자와 변호사 모두 현실에 뿌리를 둔 직업이에요. 사회문제가 예술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느낄 수 있고, 둘을 잇는 역할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동시대 작가들이 뉴스에 나온 사건에 자신의 주관을 버무려 명징한 예술 작품으로 표현해놓은 것을 볼 때면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작년 여름 성곡미술관에서 개최한 이창원 작가 개인전에 다녀왔는데, 작가가 신문 사진을 반사해 다른 세상을 만들었더라고요. 이런 작품을 마주할 때마다 동시대인의 사고에 1차적 재료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술을 주제로 한다면, 직접 이슈 현장을 찾아가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여인선이 간다’에서 취재하고 싶은 내용이 있나요?
Y_ 우크라이나 미술관 관계자들이 공습에 대비해 작품 옆에서 잠을 잔다는 뉴스를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중엔 러시아 예술가의 그림도 있더라고요.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나면, 포화 속에 살아남은 작품들을 소개해보고 싶습니다. 아직 ‘여인선이 간다’에서 해외 출장은 한 번도 안 갔는데…. 보도본부장님, 보고 계시지요?(웃음)





J.Chung, 팬츠 본인 소장품, 이어링 Dol.





블라우스 Fabiana Filippi, 스커트 J.Chung, 슈즈 Rachel Cox.

법과 예술, 이성과 감성이 충돌할 때 변호사로서 이를 조율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P_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미술을 했어요. 변호사가 된 후 오랜 시간 ‘나는 법조인이 되기엔 너무 감성적이고, 예술가가 되기엔 너무 이성적이구나’라는 생각에 빠져 있었어요. 뒤늦게 고뇌와 부적응의 시간이 찾아온 거죠. 그러다 미술을 하면서 알게 된 분들이 도움을 구하러 오신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일을 처리하면서 감성과 이성을 오가는 제 성향이 이 분야에 잘 맞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문화 예술 분야에서 변호사는 법의 언어와 예술의 언어를 오가는 중간자가 돼야 해요. 법의 절대적 결론을 믿는 순간 예술은 법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법의 결론은 법의 결론대로, 예술의 답은 예술의 답대로 존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에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 것 같은데, 그럴 때 위로와 위안을 받는 미술 작품은 무엇인가요? 참! 다도 관련 책을 쓴 앵커님에게는 차 추천도 부탁드려요.
Y_ 초여름이잖아요. 청차(靑茶)와 함께 박노수 화백의 ‘산’(1988) 감상을 추천해요. 선선한 위로를 주거든요. 박노수 화백의 그림은 서늘한 산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을 주고, 청차는 무겁지 않으면서 은은하고 향긋해요. 얼음으로 냉침을 해도 좋고요.
P_ 사실 저에게 미술은 애증의 대상이에요. 쳐다보기 싫다가도 여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생각나거든요. 그럼에도 저는 무언가 답을 내야 할 때 미술관에 갑니다. 복잡한 머리를 식힐 때는 추상화가 좋아요. 알쏭달쏭하게 미지의 상태로 남기고 싶은 마음 때문에. 예술에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에 되레 힐링이 된다고 할까요.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박이현(hyonism@noblesse.com), 조인정
진행 서재희
사진 이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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