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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0

그렇고 그런 사이

최수연 쾨닉 서울 디렉터와 장민영 패션 디자이너, 이민주 DJ의 대화를 엿들으면 서로에게 물들어 있다는 걸 알아채게 된다.

왼쪽부터 DJ 이민주, 쾨닉 서울 디렉터 최수연, 패션 디자이너 장민영.

오글거리지만 옆에 있는 친구를 릴레이로 소개해주세요.
최수연(C)_ 장민영 디자이너와는 오래된 사이예요.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친해졌죠. 특별한 주제 없이도 재미있게 이야기 나눌 수 있고, 서로에게 딱히 원하는 게 없어서 항상 편하게 만나요.
장민영(J)_ 언젠가 경리단길 근처 바에 갔는데, 음악이 너무 좋은 거예요.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이더라고요. 사실 어이가 없었어요. 제가 바 문화를 그리 즐기진 않거든요. 그때 음악을 선곡한 사람이 이민주 DJ였습니다. 저희는 음악을 매개체로 친해졌어요. 한번은 민주 씨가 보내준 음악을 듣고, 한 시즌 패션을 디자인한 적도 있어요.
이민주(L)_ 최수연 디렉터는 장민영 디자이너를 통해 알게 됐어요. 만나기 전부터 저랑 잘 맞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만날 때마다 즐겁고 편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 칠순 잔치에 가서 디제잉도 했네요.
J_ 이민주는 맞춤형 DJ예요.(웃음) 그날 인기가 너무 좋아 주인공인 줄 알았다니까요.
C_ 어르신들만 계시면 심심할 것 같아서 저희가 간 건데, 난리가 난 거죠.





(최수연) 드레스 Bernadette로 본인 소장품.





(장민영) 재킷 Hed Mayner, 바지 Junya Watanabe로 모두 본인 소장품.

모이면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세요?
J_ 저는 일러스트에 관심이 많았는데, 최수연 디렉터를 만난 이후 미술에 눈을 떴어요. 미술의 ‘미’만 나오면, 최 디렉터는 마치 다른 사람이 빙의한 것 같아요.
대단히 진지해집니다. 그의 말을 듣고 작품을 보면, 확실히 읽히는 게 달라지더라고요.
진짜 놀라운 경험이에요.
C_ 그렇다고 미술만 주제로 등장하는 건 아니에요. 요즘에는 미술의 경계가 허물어져서 여러 분야를 알아야 하잖아요. 음악, 패션부터 시시콜콜한 대소사까지 주고받습니다.
P21과 쾨닉 서울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그중 가장 최수연스러운 전시를 꼽는다면?
J_ P21에선 개성 넘치는 전시를 선보일 수 있는 우리나라 작가가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쾨닉 서울에선 센세이션함을 느꼈습니다. 속된 말로 폼을 재지 않는다고 할까요. 쾨닉 서울 개관전은 그야말로 고정관념을 깨는 참신함과 트렌디함으로 가득했어요. 정말 최수연스러웠죠. 발걸음을 옮기는 곳곳에 저희와 함께 있을 때 뿜어내는 본인의 색깔이 묻어 있더라고요. 한편으로는 고마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창작자로서 신선한 것을 보면, 무언가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거든요.





(이민주)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스틴 위너(Austyn Weiner)의 개인전 (쾨닉 서울, 4월 15일~5월 22일)에서 소개된 ‘Fling’(2022). 이미지 제공 쾨닉 갤러리

좀 거창하긴 한데, 우리 시대 미술의 가치란 무엇일까요?
C_ 최근 미술 시장이 뜨거워져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상투적이지만 저에게 현대미술이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존재’인 것 같아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일깨우는.
L_ 저는 한 단어로 표현할게요. 영감.
J_ 마찬가지로 영감. 디자인 아이디어가 어디서 출발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이렇게 대답했어요. 그냥 실생활에서 얻는 거지 왜 무언가를 특정해야 하느냐고. 누군가 <라트라비아타> 공연의 어떤 부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면, 저는 믿지 않아요.
그냥 상징적으로 이야기한 것뿐이니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최수연 디렉터 덕분에 현대미술이 제 일상에 들어왔어요. 색다른 시각과 더불어 미술 작품을 마주하다 보니 색감, 패턴, 형태 등이 머릿속에 왕왕 떠오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촬영하면서 느낀 감정과 <아트나우> 창간 10주년을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음악 한 곡을 추천해주세요.
L_ 막스 리히터(Max Richter)의 ‘The Blue Notebooks’. 앨범 커버에 파란색 공책이 여러 권 있어요. 10년 동안 에디터들이 얼마나 많은 글을 쓰고, 또 얼마나 많은 책을 만들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서 이 곡을 추천합니다.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박이현(hyonism@noblesse.com), 조인정
진행 서재희
사진 이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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