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바꾸는 주얼리
방돔 광장 최초의 주얼러, 프레데릭 부쉐론의 혁신적 시선을 확장한 2026 이스뚜아 드 스틸 컬렉션.

변화는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시작된다. 프레데릭 부쉐론은 1858년 파리에 첫 번째 부티크를 열며 하이 주얼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통과 규범이 절대적이던 시대, 그는 관습을 따르기보다 규칙을 재정의하는 길을 택했다. 틀에 갇히지 않고 시선을 확장하는 태도는 모든 디자인에 일관되게 스며 있으며, 168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의 이름이 방돔 광장에 살아 숨 쉬는 이유다. 이러한 선구적 시선을 바탕으로 부쉐론은 올해 이스뚜아 드 스틸(Histoire de Style) 하이 주얼리 컬렉션 ‘프레데릭 부쉐론(Nom: Boucheron Prenom: Frederic)’을 선보인다. 메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작품으로 사유를 증명했던 프레데릭의 초상을 다시금 그린다. 방돔 광장을 바라본 건축적 시선, 착용 방식을 전환한 발상의 도약, 신체와 자연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은 4개 챕터로 나뉘어 각각의 하이 주얼리로 구현된다.


The Address
프레데릭 부쉐론에게 장소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었다. 그는 주얼리가 놓이는 공간 역시 작품의 일부로 여겼고, 이는 19세기 말 방돔 광장을 선택하는 결정으로 이어졌다. 당시 방돔 광장은 주거지에 가까운 조용한 장소였고, 주얼러 대부분 뤼 드 라 페 거리에 머물던 시기였다. ‘THE ADDRESS’는 이러한 선택과 시선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방돔 광장을 연상시키는 펜던트는 반복되는 에메랄드 컷 모티브를 중심으로 입체적 질서를 형성하고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 블랙 래커의 대비는 구조의 윤곽을 또렷이 보여준다. 바게트 컷과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는 레이어링을 통해 빛이 가장 효과적으로 머무는 위치에 배치되었다. 주얼리를 둘러싼 공간까지 고려했던 그의 시선은 이 피스의 형태와 설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The Spark
프레데릭 부쉐론은 주얼리를 신체에 얹는 장식이 아니라 신체 조건을 전제로 설계하는 대상으로 인식했다. 코르셋과 무거운 장식이 신체를 구속하던 시대에 주얼리는 착용 방식과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고, 이러한 사고는 잠금장치 없는 퀘스천 마크 네크리스라는 해답으로 이어졌다. ‘THE SPARK’는 그 발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피스다. 카이트 컷, 에메랄드 컷, 마키즈 컷 등 서로 다른 컷의 다이아몬드가 중심선을 따라 배열되며, 비대칭적 구성 속에서도 안정적 균형을 이룬다. 무게와 길이는 정교하게 계산되어 착용 시 부담 없이 분산되고,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연결 구조는 주얼리가 신체에 자연스럽게 놓이도록 조율되었다.

The Silhouette
프레데릭 부쉐론에게 주얼리는 의복의 연장선이었다. 직물 상인의 아들로 성장하며 체득한 감각은 주얼리를 신체의 곡선과 움직임에 반응하는 요소로 바라보게 했고, 그는 단일한 착용 방식에 머무르지 않는 형태를 구상했다. ‘THE SILHOUETTE’는 이러한 사고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피스다.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로 이뤄진 유연한 구조는 신체를 따라 흐르며, 하나의 피스가 여섯 가지 방식으로 변주된다. 네크리스에서 숄더 장식, 소투아르, 초커, 브레이슬릿, 브로치에 이르기까지 형태는 상황과 선택에 따라 전환된다. 7m가 넘는 다이아몬드 체인과 수천 개 스톤은 과시를 위한 장치가 아니다. 신체와 관계를 전제로 설계한 구조이며,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

The Untamed
프레데릭 부쉐론은 자연을 미화된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완벽하게 다듬어진 꽃보다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식물에서 생명력을 발견했고, 아이비는 그 시선을 상징하는 모티브였다. ‘THE UNTAMED’는 아이비 모티브를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태도를 이어간다.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로 표현된 줄기와 잎은 신체 곡선을 따라 이어지며 각 요소는 개별적으로 연결되어 움직임을 자유롭게 한다. 록 크리스털로 표현된 열매와 미세한 떨림까지 고려한 설계는 주얼리에 생동감을 더한다. 이 피스는 길이와 균형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다룬다. 오버사이즈지만 무겁지 않고, 길지만 신체를 지배하지 않는다. 자연을 받아들이고 공존하려 했던 프레데릭의 선택은 네크리스의 형태와 구조 전반에 반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