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디자인 속 상징과 철학, 아르투스 베르트랑 | Nobl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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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디자인 속 상징과 철학, 아르투스 베르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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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검 지사장이 전하는 아르투스 베르트랑의 철학.

1803년 파리에 설립된 메종 아르투스 베르트랑은 나폴레옹 시대의 영광 속에서 탄생한 프랑스 장인의 명성을 담은 주얼리 메종이다. 제2제정기 동안 레지옹 도뇌르 등 권위 있는 훈장과 메달을 제작하며 명성을 쌓았고, 1910년 생제르맹데프레에 첫 부티크를 열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통을 확립했다. 유아 세례 메달 컬렉션, 아카데미시안 링, 노블 시그넷 링 등 상징적 오브제는 세대를 거쳐 이어진 장인정신을 보여주며, 프랑스 내 2개의 워크숍에서는 전통과 현대 기술이 조화롭게 결합한 주얼리 제작이 이루어진다. 2018년 합류한 디자이너 카미유 투페(Camille Toupet)는 과거와 현대를 잇는 독창적 컬렉션을 선보이며 메종의 예술적 비전을 이어가고 있다.

건축과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 활약한 커리어 이력이 눈에 띕니다. 주얼리 메종 아르투스 베르트랑과의 첫 만남과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저는 건축과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건축과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통해 공간이 사람의 경험과 감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공간 안에 담기는 브랜드와 제품, 그리고 그것들이 전달하는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단순히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를 소개하고 그 가치를 한국 시장에서 구현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디자인과 브랜드,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아우르며 공간과 제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경험과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르투스 베르트랑을 처음 만난 것은 유럽 출장 중 파리에서 우연히 매장을 발견했을 때입니다. 무심코 들어간 매장에서 한 메달 펜던트를 손에 들었을 때, 그것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시간과 이야기를 담은 오브제로 느껴졌습니다. 절제되고 미니멀한 디자인 안에 상징과 철학이 분명하게 존재했죠. 그때 ‘왜 아직 한국에는 이런 주얼리가 소개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프랑스 지인을 통해 메종이 한국과 일본 시장 진출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연결되었습니다.

아르투스 베르트랑의 어떤 점이 특별하다고 느꼈고, 그 가치를 한국 시장에 소개하고자 한 이유는 무엇인지 조금 더 자세히 들려줄 수 있을까요? 주얼리를 ‘상징을 담는 오브제’로 바라본다는 점이었습니다. 많은 주얼리 브랜드가 미학적 관점이나 트렌드를 중심으로 디자인을 전개하는 반면, 아르투스 베르트랑은 의미와 이야기를 중심으로 디자인합니다. 한국 시장은 디자인과 브랜드 이해도가 높지만, 대부분의 주얼리는 패션 중심 소비가 강합니다. 저는 메달 주얼리가 개인의 이야기를 담는 문화적 오브제로 한국 소비자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의미를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부티크와 공간 기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역사와 장인정신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아르투스 베르트랑은 200년이 넘는 전통을 이어온 메종이기에 공간 역시 화려하기보다 절제되고 정제된 분위기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동시에 서울이라는 도시의 감각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프랑스 메종의 클래식한 무드를 유지하면서도 한국 고객들이 편안하게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공간과 제품, 브랜드 철학이 하나로 연결되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포인트죠. 현재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목동점,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까지 매장을 확장하며 국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나선형 디자인의 18K 옐로 골드 스피랄 에뚜알 네크리스.
18K 옐로 골드에 네이비 블루 에나멜을 덧칠하고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달 모티브 메달.
메달을 커스터마이징해 연출할 수 있는 옐로 골드 링크 장식 코메디 트라페즈 스몰 네크리스.
2026년 말의 해를 맞아 선보이는 아시안 조디악 호스 옐로 골드 메달 에디션.

아르투스 베르트랑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메달 주얼리입니다. 한국 소비자와의 소통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메달 주얼리는 개인의 이야기와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오브제입니다. 별, 행운, 사랑, 보호 같은 상징을 담은 메달은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삶의 순간을 기록하고 의미를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 고객들은 스타일링에서 창의적인 접근을 즐기는 편입니다. 이에 따라 메달 펜던트를 하나만 착용하기보다 여러 제품을 레이어링하거나 서로 다른 의미의 펜던트를 조합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주얼리를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닌 개인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매개로 즐기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메달 외 다양한 컬렉션을 전개하는데, 개인적으로 특히 애정하는 컬렉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아르투스 베르트랑은 메달 컬렉션 외에도 디자인이 독창적인 다양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루방(Ruban) 컬렉션은 프랑스 명예 훈장 리본의 그로그랭 텍스처에서 영감받아 부드러운 입체감과 곡선을 표현합니다. 엉라쎄(Enlace) 컬렉션은 우아하게 얽힌 형태로 연결과 관계의 의미를 담아냅니다. 이처럼 메종의 디자인은 단순한 형태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상징적 의미와 조형적 균형까지 함께 담는 것이 특징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컬렉션은 에뚜알(Les Etoiles) 컬렉션입니다. 별이라는 상징은 보편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모티브입니다. 누구에게는 희망이 되고, 누구에게는 방향을 의미하는 별은 아르투스 베르트랑이 추구하는 상징성과 감성의 결합을 잘 보여주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월 한국 타투 아티스트 아프로 리와 협업한 에디션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협업을 이어갈 계획인가요? 아프로 리(Apro Lee)와 함께한 프로젝트는 한국의 상징과 문화적 모티브를 아르투스 베르트랑의 메달 주얼리를 통해 표현해보는 시도였습니다. 민화의 ‘호작도’ 같은 한국적 상징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풀어냈는데 한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죠. 이러한 경험을 통해 메달이라는 매체가 각 나라의 문화와 상징을 담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한국적인 이야기와 상징을 담은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아르투스 베르트랑이 어떤 브랜드로 자리하길 바라나요? 의미와 이야기를 담는 메종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남는 오브제를 만들고, 사람들이 삶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할 때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한국 아티스트와 협업해 한국적인 이야기와 상징을 담은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메달 주얼리를 문화적 플랫폼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 에디터 이주이
  • 사진 김한나(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