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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예술의 정점, 불가리 에클레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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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의 끊임없는 교감 속에서 탄생한 불가리의 2026 하이 주얼리 컬렉션 '에클레티카'. 회화와 조각, 건축을 넘나들며 하이 주얼리의 가능성을 새롭게 정의한 그 특별한 공개 현장에 <노블레스>가 함께했다.

불가리 에클레티카 컬렉션에서 걸작으로 꼽히는 아홉 점의 카폴라보리 중 하나인 시크릿 가든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마련한 에클레티카 컬렉션 쇼룸 전경.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마련한 에클레티카 컬렉션 쇼룸 전경.

로마, 세르펜티, 컬러 스톤, 높은 존재감. 불가리를 떠올릴 때 먼저 언급되는 단어들이다. 그래서 매년 불가리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마주하기 전 어느 정도는 예상과 기대를 하게 된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압도적 규모일지, 얼마나 희귀한 스톤을 사용했을지, 얼마나 화려한 장면을 만들어낼지. 하지만 지난 3월 밀라노에서 공개한 불가리의 2026 하이 주얼리 컬렉션 ‘에클레티카(Eclettica)’는 그 예상을 뛰어넘었다. 더 담대하고 눈부신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화와 조각, 건축이라는 세 가지 조형적 요소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하이 주얼리의 표현 범위를 한층 넓힌 것. 불가리가 이번 컬렉션에서 보여준 것은 결과물 자체만이 아닌 그것을 바라보는 방식이기도 했다.

인콘트로 세그레토 하이 주얼리 링.
에메랄드 스트라타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
세레스 스카프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

비전과 대비, 대담한 상상력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에클레티시즘(eclecticism, 여러 다른 사상·스타일·이론에서 가장 뛰어난 요소를 선택해 조화롭게 결합하는 방식)을 담아낸 이번 컬렉션은 예술과의 끊임없는 교감 속에서 탄생했다. 패션과 디자인의 중심지이자 오래된 건축과 현대적 감각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밀라노는 이번 컬렉션의 주제와 절묘하게 맞닿아 있다. 컬렉션을 공개하기 위해 선택한 두 장소, 빌라 네키 캄필리오와 빌라 아르코나티 역시 그 인상을 강화했다. 역사성과 장식미를 갖춘 두 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컬렉션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탈리아어로 ‘걸작’을 의미하는 아홉 점의 카폴라보리(Capolavori)를 포함해 150점이 넘는 하이 주얼리로 이루어진 에클레티카 컬렉션이 흥미로운 이유는 보석의 가치만을 앞세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각의 피스는 저마다 미적 출발점을 지녔으며, 형태와 구조, 색채의 배치가 분명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불가리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예술적 직관과 장인정신이 어우러진 ‘아츠맨십(artsmanship)’을 더욱 강조했다. 회화는 색의 배열로, 조각은 입체감과 빛의 흐름으로, 건축은 비례와 구조, 리듬으로 각 피스 안에서 구현됐다.

하이 주얼리 쇼에 선 모델들이 착용한 에클레티카 컬렉션.
에클레틱 엠브레이스 하이 주얼리 칼라.
불가리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치아 실베스트리.
중심에 자리한 30.75캐럿 골콘다 타입 다이아몬드가 독보적 광채를 발산하는 세르펜티 임페리얼 하트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와 세르펜티 인피니아 하이 주얼리 브레이슬릿이 시선을 압도한다.

회화적 감각은 이번 컬렉션의 주요 피스에서 뚜렷하게 읽힌다. ‘세레스 스카프(Seres Scarf)’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는 타마라 드 렘피카의 회화를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아르데코의 기하학과 텍스타일의 흐름을 동시에 아우른다. 1180개가 넘는 요소를 엮어 1600시간 이상에 걸쳐 완성한 이 네크리스는 말 그대로 스카프처럼 유려하다. 하이 주얼리 특유의 무게감보다 드레이프의 유연함이 앞서고, 사파이어와 에메랄드의 배열은 직조된 패턴처럼 보인다. 중심의 31.90캐럿 스리랑카산 슈가로프 컷 사파이어 브로치는 탈착이 가능해 다채로운 스타일링을 허용한다. 기술적으로 가장 복잡한 작품임에도 시각적으로는 가장 유연하게 다가온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는 또 다른 결로 회화적이다. 핑크 & 오렌지가 신비롭게 어우러진 26.65캐럿 파파라차 사파이어 주변으로 오닉스, 퍼플 사파이어, 에메랄드가 과하지 않게 배치되어 중심 스톤의 존재감을 끌어올린다. 이 작품은 컬러 스톤을 다루는 불가리 고유의 감각을 여실히 보여준다. 스톤의 희귀성을 과시하는 대신 색의 농담을 조율해 조화로운 장면을 완성했다. 불가리 특유의 대담한 색채 감각이 이번 컬렉션에서는 한층 섬세하게 펼쳐진 셈이다.
조각에서 받은 영감은 세르펜티 작품에서 두드러졌다. ‘세르펜티 인피니아(Serpenti Infinia)’ 브레이슬릿은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전면 세팅한 작품으로, 1800시간에 이르는 제작 시간 중 다이아몬드를 세팅하는 데만 1385시간 소요됐다. 뱀 머리를 이루는 7.49캐럿의 원 오브 어 카인드 다이아몬드는 이 피스를 위해 독점 개발한 스톤으로, 팔목을 네 번 감는 유려한 몸체는 빛을 반사하는 눈부신 조형물에 가깝다. 더불어 ‘세르펜티 스피라(Serpenti Spira)’ 커프 하이 주얼리 브레이슬릿은 같은 세르펜티지만 전혀 다른 해석 아래 탄생했다. 로마의 고전적인 기둥에서 착안한 이 커프는 잠금장치 없이 손목에 자연스럽게 착용 가능하며, 옐로 다이아몬드와 오닉스 스케일로 완성한 뱀이 기둥을 감아 오르는 듯한 형상이 시선을 압도한다. 불가리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치아 실베스트리가 이 작품을 ‘착용 가능한 예술’이라 정의한 이유에 절로 공감하게 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사유에서 영감받은, 빌라 아르코나티에서 진행한 갈라 디너 현장.
세르펜티 스피라 커프 하이 주얼리 브레이슬릿.
에클레티카 컬렉션 갈라 디너와 하이 주얼리 쇼에 참석한 프리앙카 초프라 조나스와 앤 해서웨이.
에클레티카 컬렉션 갈라 디너와 하이 주얼리 쇼에 참석한 제이크 질렌할.
에클레티카 컬렉션 갈라 디너와 하이 주얼리 쇼에 참석한 김지원.

건축적 요소 역시 에클레티카 컬렉션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다. ‘에메랄드 스트라타(Emerald Strata)’ 네크리스는 잠비아산 슈가로프 컷 에메랄드 5개를 크라바트처럼 수직으로 배열한 구조가 특징이다. 겉보기에는 단단하지만, 실제로는 놀랄 만큼 유연하다. 원하는 품질과 일관성을 갖춘 스톤을 찾는 데만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은 불가리의 독보적 노하우와 열정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드러낸다.
이와 같이 에클레티카 컬렉션을 통해 불가리만의 차별점은 더욱 선명해졌다. 첫째는 컬러 스톤을 다루는 감각이다. 사파이어, 에메랄드, 오닉스, 파파라차 사파이어, 옐로 다이아몬드 등 개성이 강한 스톤을 충돌 없이 오히려 더 강한 인상으로 묶어냈다. 둘째는 담대한 구조와 유연한 착용감의 공존으로, 주요 피스는 볼드하고 복잡하면서도 몸 위에서 자연스럽게 연출되도록 설계됐다. 마지막은 트랜스포머블 디자인과 기술적 완성도로, 이를 통해 화려한 결과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기능과 움직임, 활용 가능성까지 끌어올렸다.
에클레티카의 남다름은 조각·회화·건축의 요소를 조화롭게 풀어냈다는 사실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을 불가리답게, 즉 대담한 컬러와 탁월한 젬스톤, 볼륨감 있는 구조, 세르펜티라는 상징, 높은 기술적 완성도로 빚어냈다는 데 있다. 하이 주얼리를 아름다운 결과물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변주될 수 있는 창작물로 확장한 것이다. 에클레티카는 예술을 수식어로 활용한 컬렉션이 아닌 예술적 사고를 제작과 표현의 중심에 둔 하이엔드 크리에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