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호이어 아이콘의 진화
태그호이어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 조지 시즈가 바라본 모나코의 다음 챕터.

아래쪽 역사적인 모나코 컬렉션이 전시된 헤리티지 존.
지난 6월 11일, 서울에서 태그호이어가 ‘Monaco: The Icon’이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워치메이킹 역사에서 상징적 타임피스 중 하나인 모나코 컬렉션에 헌정된 자리로, 1969년 첫 출시부터 최신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모나코가 걸어온 여정을 조명했다. 전시 공간에는 역사적 헤리티지 피스와 함께 올해 워치스앤원더스에서 공개한 새로운 모나코 크로노그래프와 에버그래프가 전시됐다. 또 태그호이어 헤리티지 디렉터 니콜라스 비벡(Nicholas Biebuyck)과 프로덕트 디렉터 마리옹 펠렛(Marion Pellet)이 진행한 스페셜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참석자들은 모나코가 60년 가까이 아이콘으로 자리할 수 있었던 혁신적 디자인과 기술, 그리고 대담한 창조 정신을 깊이 있게 경험했다. 행사 시작 직전, 태그호이어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 조지 시즈(George Ciz)를 만나 모나코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한국 시장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에서 열린 ‘Monaco: The Icon’ 이벤트는 한국을 위해 특별히 기획한 프로젝트라고 들었다. 서울에서 이처럼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 배경이 궁금하다. 한국은 태그호이어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동시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다. 지난해 우리는 기존 파트너십 체제에서 벗어나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한국에 대한 장기적 의지와 투자를 보여주는 결정이었다. 이번 ‘Monaco: The Icon’ 행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한국 고객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고,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싶었다.
행사의 주인공으로 모나코 컬렉션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모나코는 태그호이어를 대표하는 진정한 아이콘이다. 아이콘이라는 타이틀은 스스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소비자에게 인정받아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나코는 1969년 세계 최초의 사각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로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독보적 위치를 유지해온 특별한 시계다. 올해는 태그호이어의 크로노그래프 기술 유산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해다. 새롭게 디자인한 모나코 크로노그래프와 차세대 무브먼트를 선보인 지금이야말로 모나코를 집중 조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올해 워치스앤원더스에서 공개한 모나코 크로노그래프 블루 다이얼의 글로벌 판매 1위 시장이 한국이고, 신형 모나코 컬렉션 전체 판매에서도 한국이 글로벌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들었다. 모나코 컬렉션이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는 컬렉션이 지닌 가치와 한국 고객의 취향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모터레이싱의 역사와 독창적 사각 크로노그래프 디자인, 그리고 60년에 가까운 유산은 이 컬렉션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한국 고객 역시 이러한 차별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 태그호이어는 오랫동안 까레라를 통해 한국 컬렉터들과 깊은 관계를 이어왔지만,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컬렉션은 역시 모나코다.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바라보는 한국 컬렉터들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의 시계 컬렉터들은 세계에서 가장 세련된 소비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하이엔드 문화의 흐름을 이야기할 때 한국을 빼놓기 어렵다. 특히 한국의 컬렉터들은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기술과 장인정신이 담겨 있는지 관심을 보인다. 스위스의 매뉴팩처를 둘러보며 제작 과정을 경험하는 고객도 많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적극적인 소통이다.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부분이 개선되길 원하는지 솔직히 말해주기 때문에 우리는 한국 컬렉터들과 대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많은 브랜드가 아이콘을 보존하는 데 집중한다. 반면, 모나코는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진화해왔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혁신은 태그호이어의 DNA다. 브랜드명 TAG는 ‘Techniques d’Avant-Garde’를 의미하며, 더 나은 방법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정신은 창립자 에두아르 호이어 시절부터 이어져왔다. 다만 우리는 혁신을 위한 혁신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모든 기술 개발은 반드시 성능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많은 이가 모나코를 완성된 아이콘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앞으로 계속 진화할 수 있는 컬렉션이라고 보나? 물론이다. 모나코는 앞으로도 태그호이어 헤리티지의 중심에 있으면서 계속 진화할 것이다. 다양한 컬러와 소재를 활용한 시도는 물론 기술적인 혁신도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카롤 카사피를 비롯한 개발팀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아직 자세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가까운 미래에 흥미로운 결과물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공개한 모나코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F1®은 그 방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라 파브리크 뒤 떵과 협업해 제작한 50피스 한정 모델로, 공개 직후 모두 판매됐다. 모나코는 앞으로도 아이콘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 확장해나갈 것이다.
지난해 F1® 공식 타임키퍼로 복귀했다. 오늘날 태그호이어와 F1®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하나? F1®은 태그호이어 DNA의 일부다. 1960년대 잭 호이어 시절부터 태그호이어는 모터스포츠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조 시퍼트를 시작으로 페라리, 맥라렌, 레드불 레이싱과 협력했고 지난해 F1® 공식 타임키퍼로 복귀했다. 태그호이어는 현재까지 15회의 월드 챔피언십 우승의 순간을 함께하며 F1®과 깊은 유산을 공유해왔다. 혁신과 성능, 그리고 아주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집요한 노력은 F1®의 본질이자 태그호이어의 철학이다. 우리는 레이스와 스포츠는 물론 비즈니스와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도 자신감을 전하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 F1®은 이러한 가치를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지난해부터 ‘Designed to Win’이라는 슬로건을 강조하고 있다. ‘Designed to Win’은 태그호이어의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메시지다. 그 출발점에는 아일톤 세나의 유명한 명언이 있다. “나는 2등이나 3등을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승리하기 위해 태어났다.” 물론 승리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태그호이어는 언제나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1970년대 잭 호이어는 레이서들에게 시계를 선물하며 백케이스에 ‘Success’라는 단어를 새겨 넣었다. 누군가에게 자신감을 주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용기를 전하는 것, 그것이 태그호이어가 오래전부터 해온 일이다. ‘Designed to Win’은 결국 자신을 믿고 한계를 뛰어넘으라는 응원의 메시지다.
특별한 행사를 앞두고 착용한 시계가 궁금하다. 워치스앤원더스 2026에서 공개한 새로운 모나코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TH20-11이다. 무엇보다 오리지널 모나코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2009년 버전보다 케이스 비율이 조금 더 정사각형에 가까워졌고, 1969년 오리지널 모델의 디자인 코드를 더욱 충실하게 계승했다. 특히 새롭게 디자인한 푸셔가 마음에 든다. 헤리티지와 현대성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데다 인체공학적 설계를 통해 착용감도 개선했다. 재킷과 함께 착용해도 좋고, 티셔츠와 데님 차림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견고하고 실용적이며 어디든 함께할 수 있는 시계다.
마지막으로, <노블레스>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보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여러분의 관심과 피드백은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태그호이어는 앞으로도 유산과 혁신 사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며 우리만의 방향성을 이어갈 것이다. 아직 공개하지 못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남은 만큼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