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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étier d’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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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로만 여긴다면 오해다. 인류의 기계적 성취를 토대로, 궁극의 상상력과 미학을 구현하는 무대이자 캔버스이며, 가장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손목 위 예술 작품이다. 워치스앤원더스 2026에서 발표한 올해의 신제품 가운데 탁월한 공예적 가치를 드러낸 작품들을 모았다.

Vacheron Constantin
The Tribute to Great Civilisations

예술적 영감을 얻는 방식은 다양하다. 자료를 참고하거나 대상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아티스트와 협업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쉐론 콘스탄틴은 그 이상의 가치를 담아내기 위해 색다른 공동 창작 과정을 시도했다. 루브르 박물관과 협력해 큐레이터들을 제작 과정에 참여시키고, 유물의 지질학적 기원을 연구했으며, 이를 완성도 높게 구현하기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메티에 다르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이라는 이름으로, 순차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워치스앤원더스에서 소개한 두 번째 시리즈는 4대 문명을 주제로 이집트와 아시리아제국, 고대 그리스와 로마제국을 대표하는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을 다이얼에 담았다. 특히 실제 소장품과 동일한 광산에서 채취한 석회암, 사암, 대리석으로 흉상을 조각한 점이 이색적이다. 전통적 카메오 제작 방식의 스톤 조각 기법을 사용하고, 각 문화권 특유의 미학을 반영한 아플리케 장식을 더했다. 여기에 인그레이빙, 마이크로모자이크, 마케트리, 에나멜링 등 다양한 공예 기법을 결합해 정교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다이얼의 예술적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핸드를 과감히 없앤 점도 주목할 만하다. 칼리버 2460 G4/2로 구동하는 회전 디스크가 다이얼 가장자리에 위치한 4개의 창을 통해 시, 분, 요일, 날짜를 표시한다.

Jaeger-LeCoultre
Reverso Tribute Enamel Hokusai Waterfalls Series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호쿠사이 폭포 시리즈’는 일본 예술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작품 4점을 기념한다. 호쿠사이는 에도시대에 유행한 판화 양식 우키요에를 대표하는 작가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서양 인상주의 화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며 당대 동서양 예술의 가교 역할을 했다. 예거 르쿨트르는 이러한 호쿠사이의 예술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2018년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담은 첫 번째 ‘리베르소’ 워치를 선보였고, 이후에도 해마다 그의 작품을 기념하는 한정판을 꾸준히 제작해왔다. 그중에는 폭포 시리즈를 재해석한 모델들도 포함되어 있다. 올해 예거 르쿨트르는 폭포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남은 작품 4점을 각각 10개의 한정판으로 출시한다. 시계 뒷면에 미니어처 에나멜링과 페인팅 기법으로 작품을 정교하게 재현했는데, 최소 14겹의 레이어를 쌓아 올릴 만큼 정교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작품 속 미세한 일본어 문장까지 장인이 직접 새겨 넣었다. 한편, 각 모델의 전면 다이얼에는 기요셰 기법을 적용했다. 모델마다 서로 다른 패턴을 새기고, 그랑푀 에나멜링을 여러 겹 입혀 색감과 깊이감을 극대화했다.

Piaget
Kaleidoscope Lights Altiplano

피아제는 1963년부터 천연 스톤을 시계 제작에 활용해왔다. 각기 다른 결을 지닌 오너멘탈 스톤은 자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대적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동시에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으로 1960년대의 미래지향적 예술관과 맞물리며 피아제 특유의 미학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올해 워치스앤원더스에서 선보인 오너멘탈 스톤 워치 컬렉션은 이러한 하우스의 유산을 기념한다. 특히 생동감 넘치는 유색석을 적극 활용해 브랜드의 대담한 감성을 강조했다. ‘칼레이도스코프 라이츠 알티플라노’ 워치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시선을 압도하는 강렬한 색감의 오너멘탈 스톤 조각들을 다이얼에 그래픽적으로 배치했다. 베젤에도 서로 다른 색감의 스톤 조각을 손으로 일일이 세팅했다. 정교한 구성과 세심한 컬러 조합이 마치 만화경을 들여다보는 듯 환상적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자연의 팔레트로 완성한 3차원 태피스트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 8개만 제작해 희소성을 더했다.

© Cartier. @ Laure

Cartier
Panthère Métiers d’Art Tortue

‘똑뛰’ 워치는 1912년에 처음 탄생했다. 거북이 등딱지를 닮은 우아하고 독창적인 형태는 시대를 초월해 많은 이를 매료시켰다. ‘형태의 마술사’로 불리는 까르띠에의 디자인 유산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까르띠에는 올해 똑뛰를 다시 한번 조명하며 이를 여덟 가지 버전의 컬렉션으로 구성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팬더 메티에 다르 똑뛰’ 워치다. 케이스와 다이얼 전체에 크기가 서로 다른 물방울 모양 홈을 새기고, 샹르베 에나멜링 기법으로 컬러를 채워 마치 빗방울이 시계 전체를 감싸고 있는 듯한 입체적 효과를 연출했다. 빗줄기 사이로, 나른하게 휴식을 취하는 팬더의 얼굴이 다이얼부터 케이스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팬더의 눈과 코는 각각 차보라이트와 오닉스로 장식했다. 까르띠에의 장인들은 물방울을 보다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미세한 홈에 반투명 에나멜 파우더와 금은 조각을 채워 넣었다. 또한 깊이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나멜을 돔 형태로 올리고, 15가지 이상의 색조와 36회 이상의 소성 과정을 거쳤다. 다이얼 에나멜링 작업에만 80시간, 케이스 에나멜링에는 50시간이 소요되었다.

Van Cleef & Arpels
Lady Rencontre Céleste & Lady Retrouvailles Célestes

‘레이디 렁콩트르 셀러스트’는 푸른 밤하늘이 배경이다. 풍성하게 피어오른 구름은 플리크-아-주르 에나멜링 기법으로 표현했고, 그 사이에 화이트 골드로 세공한 연인이 손을 맞잡고 서 있다. 로즈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연인의 얼굴은 애틋한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반클리프 아펠은 밤하늘의 깊이를 강조하기 위해 샹르베와 그리자유 에나멜링을 결합하고,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입체감을 더했다. 다이얼 위로 사파이어 초승달과 다이아몬드 별이 눈부시게 빛난다. 레이디 렁콩트르 셀러스트 워치가 만남의 설렘을 표현했다면, 핑크 골드로 제작한 ‘레이디 르트루바이 셀러스트’ 워치는 애틋한 그리움을 담아냈다. 멀리 떨어진 연인이 서로를 향해 손을 뻗고, 화이트 골드로 조각한 새들이 마치 다리처럼 그들을 잇는다. 설화 속 베가와 알타이르(견우와 직녀)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장면이다. 핑크와 모브 톤의 몽환적인 배경은 샹르베 에나멜링 기법으로, 구름과 베일은 플리크-아-주르 에나멜링 기법으로 표현했다. 오픈워크 구조 사이를 얇은 에나멜층으로 채우는 플리크-아-주르 기법은 빛을 투과시키며 회화 같은 효과를 만들어낸다.

Chanel
Coco Game Capsule The Chessboard

‘코코 게임 캡슐’ 컬렉션은 단순히 시간을 측정하는 도구를 넘어, 궁극의 매력을 담은 예술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샤넬의 비전을 드러낸다.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이 이끄는 샤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는 ‘체스 게임’을 주제로 브랜드의 상징적 코드를 담은 총 14점의 타임피스를 선보였다. 그중 ‘체스보드’는 가장 대담하고 상징적인 작품이다. 방돔 광장의 기둥, 마네킹 토르소, 사자 등 32개의 체스 말 하나하나가 하우스의 세계를 반영한 정교한 미니어처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체스에서 가장 강력한 말 ‘퀸’은 트위드 슈트를 입은 코코 샤넬의 미니어처로 표현했다. 화이트 골드와 세라믹, 다이아몬드로 완성한 샤넬의 모습이 당당한 위용을 뽐낸다. 2개의 퀸은 모두 받침대 아래에 쿼츠 무브먼트로 구동하는 시계를 숨겼으며, 체인에 연결하면 네크리스로도 착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