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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메띠에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유쾌한 아이디어로 꾸며낸 ‘미스터리 앳 더 그룸즈’ 전시.

건초 더미와 먹이 사이에 숨겨진 말 모티브를 찾을 수 있는 팬트리.

어릴 적 <셜록 홈스> 같은 추리소설을 읽으며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되는 상상을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지난 6월 6일, 에르메스가 그 상상을 현실로 옮긴 흥미로운 전시의 막을 올렸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11일간 열린 <미스터리 앳 더 그룸즈’(Mystery at the Grooms’)>는 관람객이 직접 단서를 추적하고 정답을 발견해나가는 체험형 전시다. 메종의 승마 헤리티지와 상징적 모티브인 말(horse)을 중심으로 에르메스의 다양한 오브제와 함께하는 특별한 탐색의 여정을 선사한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먼저 그룸즈 하우스(Grooms’ House, 마부의 저택)에서 말을 돌보는 그룸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도착과 동시에 말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관람객은 명탐정 오노레(Mr. Honore)의 목소리를 따라 단서를 추적하는 등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나선다. 공간 곳곳에 남겨진 말발굽 흔적은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첫 번째 단서다. 안내된 QR코드를 통해 전시에 참여하는 순간 관람객은 에르메스를 위한 일일 탐정이 되어 6개의 테마 룸을 탐색하게 된다.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관찰하며 호기심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메종의 창의성과 장인정신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되는 것. 말굽 형태에서 착안한 사보 피크닉 백을 선보이는 가죽 메띠에, 역동적인 말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로카바 드 리르 스카프를 제작하는 실크 메띠에, 걸을 때마다 말굽 모양 자국을 남기는 슈즈가 탄생하는 슈즈 메띠에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말과 연결된 작품이 흥미를 더한다.
런드리 룸, 기숙사, 팬트리, 수석 마부의 집무실, 물품보관실, 다이닝 룸까지 총 6개의 공간에서는 메종의 16개 메띠에가 한자리에 모여 대담한 창조성과 장인정신, 그리고 탁월한 노하우를 보여준다. 시그너처 아카이브인 켈리 흔들 목마와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버킨 백, 다채로운 조각처럼 쌓아 올린 그릇 등 예상치 못한 스케일과 재치 있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오브제는 또 다른 발견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관찰하고 추리하며 공간을 탐험하는 과정은 에르메스가 펼쳐놓은 유쾌하고 환상적인 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이끈다.

위쪽 승마용품으로 가득한 수석 마부의 집무실에서는 메종의 유서 깊은 승마 헤리티지를 엿볼 수 있다. © Kyungsub Shin
아래쪽 일상의 익숙한 소품 사이에서 새로운 단서를 발견할 수 있는 런드리 룸. © Kyungsub Shin
  • 에디터 김유정
  • 사진 에르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