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즌의 시작, 2026 F/W 트렌드 리포트
2026 F/W 시즌을 관통하는 13가지의 새로운 장면.
1 WILD SCENERY
2026 F/W 시즌, 디자이너들은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디자인을 펼쳐 보이며 패션과 자연이 하나 되는 순간을 연출했다. 디올은 잔잔한 연못 위로 피어난 연꽃을 무대 삼아 볼륨감 있는 룩을 조명하고, 루이 비통은 산등성이의 능선을 연출한 무대 위 세계 각지의 산악 민족 복식에서 영감받은 룩을 선보이며 풍경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직물의 개념을 구체화했다. 런웨이에 구현된 자연은 때론 잔잔하고 아름답게, 때론 거칠고 날것의 모습으로 다양성을 드러냈다.
2 SEE YOU ALLIGATOR!
클래식 중의 클래식, 크로커다일 백이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목할 부분은 과거의 리얼 크로커다일 레더가 아닌 크로커다일 엠보싱 패턴의 레더를 사용해 현재 트렌드에 맞는 백으로 재해석했다는 것. 특유의 입체적 텍스처와 은은한 광택을 구현한 크로커다일 패턴 레더는 콤팩트한 클러치백부터 토트백, 점보 사이즈 빅 백까지 다양한 사이즈와 디자인의 백에 적용되며 우아하고 세련된 무드를 연출한다.
3 CURVE CONTROL
2010년대를 대표한 페플럼 실루엣이 트렌드의 궤도에 올랐다. 과거 러플 장식과 허리선을 강조하는 실루엣으로 여성성을 드러내던 전형적 무드와 달리 날카롭고 구조적이다. 디올은 바 재킷의 웨이스트 라인에 러플 디테일로 조형적 볼륨을 강조하고, 에르메스는 레더로 부드러운 곡선과 강인한 소재감이 공존하는 상반된 미학을 제안했다. 18세기 복식의 허리선이 연상되는 짧은 페플럼 카디건부터 허리 아래로 자연스럽게 퍼지는 블라우스, 풍성한 스커트 헴라인까지 현대적 실루엣으로 재해석된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4 SASSY SLITS
뉴 시즌의 슬릿 디테일은 보다 특별하다. 노출을 위한 장식적 요소로 활용되던 지난날과 달리 의복의 구조와 실루엣을 새롭게 정의하는 장치로 활용됐기 때문. 질 샌더는 스커트 옆 라인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슬릿으로 간결한 디자인에 유쾌한 변주를 더했고, 페라가모와 발망은 드레스의 가슴 라인에 슬릿을 적용해 관능적 무드를 강조했다. 지퍼와 결합한 디테일의 펑크적 무드 또한 돋보이며, 날렵한 실루엣의 변주가 흥미롭다.
5 ARTISTIC HATS
헤드피스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모자가 컬렉션의 테마를 알리는 핵심 요소로 활용되며, 과감한 디자인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루이 비통은 민속 생활 도구인 키가 연상되는 거대한 챙을 선보이는가 하면, 바케라는 눈만 드러낸 마스크 형태의 헤드피스에 도전하며 관능미를 뽐냈다. 이세이 미야케의 조형적 헤드피스도 모자 디자인의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이렇듯 헤드피스를 향한 창의적 시도는 끝이 없다.
6 PURPLE RAIN
권위와 자유로움, 우아함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지닌 퍼플 컬러가 트렌드의 반열에 올랐다. 가을과 겨울의 깊어지는 계절감을 머금은 버건디에 가까운 짙은 보랏빛이 주인공이다. 페라가모의 그윽한 퍼플 드레스부터 붉은 기가 도는 마젠타와 와인 톤 퍼플을 선보인 끌로에와 미우미우까지, 폭넓게 해석된 보랏빛이 고혹적인 컬러 팔레트를 완성한다.
7 ARTISTIC ENCOUNTER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시도는 예술가와의 협업, 작품의 재해석,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구현된다. 우크라이나 화가 나자르 스트렐랴예프 나자르코의 작품을 활용한 아트워크를 컬렉션에 접목한 루이 비통, 파리 피카소 미술관에서 컬렉션을 선보이며 예술적 공간과 패션을 연결한 자크뮈스의 행보를 예로 들 수 있다. 승마 예술가 장 프랑수아 피뇽과 협업해 카마르그 말과 함께하는 안무 퍼포먼스를 선보인 스텔라 매카트니는 퍼포먼스를 통해 예술적 경험을 확장했다. 예술과 패션이 공존하는 무대는 컬렉션의 테마를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한다.
8 STATEMENT BROOCHES
브로치가 이번 시즌 레드 카펫과 런웨이를 중심으로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코트와 스카프, 블레이저에 빈티지한 분위기를 더하며 스타일링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것. 랄프 로렌은 아르데코풍 브로치로 랩 코트와 스카프를 장식했고, 시몬 로샤는 실크 플라워 브로치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했다. 토리버치는 불가사리와 정어리를 본뜬 조형적 메탈 브로치를 선보이며 오브제 같은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브로치는 한 벌의 옷에 새로운 균형과 리듬을 더하며, 액세서리를 넘어 룩 전체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9 THE SHADES OF GREY
형형색색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 사이, 차분한 그레이 컬러가 F/W 시즌의 균형을 이끈다. 라이트 그레이부터 차콜, 메탈릭 실버까지 폭넓게 변주된 색감이 샤넬과 버버리, 디올, 보테가 베네타, 에르메스 컬렉션을 관통하며 담백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가죽과 울, 실크 등 다양한 소재 사용도 돋보인다. 강렬한 색감을 중화하는 색이 추운 계절을 유연하게 아우르며 컬렉션 전반에 안정감을 더한다.
10 RETURNS OF LEGENDS
과거 패션계를 주름잡던 전설의 패션 아이콘들이 돌아왔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구찌의 케이트 모스. 피날레를 장식한 케이트 모스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구찌의 새 시대를 알렸다. 30년 만에 여전히 뉴욕 쿨 걸의 오라를 뽐내며 미우미우 런웨이에 등장한 배우 클로에 셰비니, 2000년대 초 베이비 페이스 모델 시대의 시작을 알린 제마 워드의 미우미우와 알라이아 쇼 등장, 끌로에 쇼와 캠페인을 통해 그 저력을 증명한 모델 하케우 지메르망의 독보적 위용도 빼놓을 수 없다.
11 FUR IS BACK
지속가능성이 화두로 떠오르며 자취를 감췄던 퍼 트렌드가 다시금 고개를 내밀고 있다. 특히 송아지 가죽과 시어링 같은 독특한 질감이 인상적이다. 구찌와 에트로, 블루마린, 에르마노 설비노는 코트뿐 아니라 칼라와 소매, 액세서리까지 퍼 소재를 활용하며 다채로운 스타일을 제안했다. 가벼운 질감과 입체적 텍스처로 완성된 퍼 스타일이 과거의 클래식한 이미지를 과감히 전복한다.
12 MILITARY MAJESTY
권위와 절제의 미학이 밀리터리 스타일로 재해석됐다. 나폴레옹 시대 장교복에서 착안한 견장, 메탈 버튼, 각 잡힌 테일러링이 새로운 시대의 파워 드레싱으로 진화한 것. 구찌와 셀린느는 골드 버튼을 더한 클래식한 피코트에 슬림한 팬츠를 매치해 세련된 룩을 선보이는가 하면, 뮈글러와 에르메스는 포켓과 유틸리티 디테일을 변주해 도회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밀리터리 스타일의 강인한 분위기를 중화하는 스타일링 접근 방식이 핵심이다.
13 MATERIAL LANGUAGE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낯선 소재와 질감은 또 하나의 비현실적 이미지를 창조한다. 디자이너들이 상상 속에나 존재할 법한 소재의 개발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이유다. 유리를 가느다란 섬유로 뽑아 코팅한 특수 소재를 선보인 보테가 베네타의 프린지 코트, 몸에 밀착되는 실리콘 소재를 사용한 생 로랑의 레이스 슬립 드레스와 톱, 스커트, 라텍스를 3D 프린팅해 완성한 로에베 드레스 등 소재의 혁신은 창의성의 또 다른 이름과도 같다.
©Launchmetrics/spotligh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