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바이 맨
뷰티 신의 최전선에서 이미지를 설계하고 창조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
내면과 외면의 균형을 설계하는 피부과 의사, 이상욱
자기소개 부탁한다. 피부과를 운영 중이며, <동네 의사 이상욱>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의전원 시절엔 내과를 꿈꿨다고 들었다. 피부 미용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작은 잡티 하나에도 마음이 무너지는 환자들을 하나둘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피부를 고치는 건 비단 외형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감을 되살리고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일이다. 그러한 깨달음이 쌓이면서 내가 아는 걸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고,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동네 의사’라는 말이 참 친근하다. 네이밍에 담긴 이상욱의 철학이 궁금하다. 환자의 일상을 지키는 이웃이 되고 싶었다. 언제든 슬리퍼를 신고 찾아와 믹스 커피 한잔 마시며 하소연하는 사랑방 같은. 유튜브는 진료실의 물리적 한계를 확장한 공간이다. 전 세계 이웃과 소통하며 잘못된 상식에는 따끔한 잔소리를, 피부 고민으로 상처받은 이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싶다.
의료 채널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와중에 70만이라는 독보적 구독자 수를 자랑한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겉모습의 완벽함보다 내면을 먼저 챙기는 것, 그것이 우리 채널의 색깔이다. 시술의 드라마틱한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환자가 겪는 불안에 공감하고 때로는 과한 시술을 만류하며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준다. 불안한 마음을 붙잡아줄 때 비로소 의사의 목소리가 진짜 힘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전하고 싶은 건 예뻐지는 방법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법이다.
최근 맨즈 뷰티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기획 중인 콘텐츠가 있나? 남성은 여성보다 피부가 두껍고 피지량도 많은데, 정작 관리에 서툴다. 매일 하는 면도로 인한 자극이나 염증을 방치하는 분도 꽤 많고. 그런 남성 특유의 피부 고민을 쉽게 풀어주는 가이드를 준비 중이다.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건강한 피부를 가꿀 수 있도록 전문적이면서 실용적인 노하우를 전할 생각이다.
40대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관리 팁을 준다면? 꾸준한 루틴이 답이다. 먼저 클렌징 밤으로 노폐물을 녹인 다음, 거품 펌핑기로 풍성한 거품을 만들어 세안한다. 물기가 채 마르기 전 미스트 에센스를 뿌리고, 순수 비타민 C 20%를 덧바른다. 그다음엔 크림을 여러 번 레이어링해 보습에 집중하는데, 여기서 팁이 하나 있다. 4세대 레티놀 아크리프를 크림과 1 대 4 또는 1 대 5 비율로 섞어 바르는 것. 주름 개선과 함께 노화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최근 주목받는 메디컬 뷰티 이슈나 콘텐츠로 다뤄보고 싶은 주제가 있나. 스스로 재생하는 피부의 힘에 주목하고 있다. 인위적 보충물을 채워 넣는 방식보다는 피부 자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장벽을 스스로 세우는 치료법이 근본적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연구하고 공부하는 중이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로 꼭 풀어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어떤 의사가 되고 싶나. 그 손끝이 향하는 방향은? ‘내일에 대한 기대감’을 만드는 것. 환자의 손을 맞잡을 때 전해지는 온기가 그 어떤 최첨단 레이저보다 강력한 치유의 힘을 가진다고 믿는다.
장르가 된 헤어 스타일리스트, 박내주
헤어 디자이너, 브랜드 ‘내주’ 대표, 유튜버까지. 명함이 참 많다.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가?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가장 편하다.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결국 뿌리는 헤어다. 살롱을 운영하고 브랜드를 만들고, 영상을 찍는 일 모두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스타일을 완성하는 경험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화려한 타이틀보다는 “머리가 마음에 든다”는 한마디에 짜릿함을 느낀다.
쇼트 헤어와 안경, 오래도록 같은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이기에 아이러니해 보인다. 잘 어울리지 않나? 나라는 사람을 가장 잘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지금의 헤어스타일에서 편안함과 자신감을 느끼니까. 스타일은 결국 자기표현 수단이다. 트렌드를 좇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헤어 살롱 ‘빗앤붓’이라는 이름은 한번 들으면 잊기 어려울 것 같다. 이름을 지을 때 후보가 여럿 있었다. 다양한 의견을 나누던 중 엑소의 백현이 ‘빗앤붓’을 강하게 밀어줬다. 그 한마디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지나고 보니 참 잘 지은 것 같다. 빗과 붓, 헤어와 뷰티를 아우르면서도 어렵지 않고 기억하기 쉽지 않나? 이름 덕을 꽤 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이름이 ‘내주제에’다. 어떤 채널인가? ‘내 주제에 이런 말까지 해도 되나’ 싶을 만큼 솔직함을 담는다. 정제된 교과서적 이야기보다는 수만 명의 머리를 만지며 몸으로 체득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말한다. 직접 써보고, 부딪히고, 실패하며 얻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경우엔 이렇게 쓰는 게 낫더라’처럼 바로 쓸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수많은 아이돌과 작업하지 않았나. 이 경험이 유튜브 채널 운영에도 도움이 되었나? 그렇다. 아이돌 스타일링은 콘셉트와 무대장치, 카메라앵글은 물론 개인의 매력까지 살려야 하기에 여러 사람과의 협업 아래 디테일한 설계가 필요하다. 1분 1초를 다투는 극한의 현장에서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했던 그 속도감 있는 작업 방식 덕에 빠르게 변하는 유튜브라는 채널에도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트렌드 최전선에 있는 이들과 작업하다 보니 독자들이 원하는 스타일과 니즈를 빠르게 짚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많은 이가 미용실에 가기 전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팁을 준다면? 원하는 스타일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길이와 컬러 등 원하는 바와 이것만은 안 된다는 점을 정확히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잘 맞는 디자이너를 만났다면 꾸준히 함께할 것을 권한다. 디자이너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의 모발 상태와 취향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으니까. 헤어는 신뢰가 쌓일수록 완성도가 올라가는 영역이다.
헤어 케어 분야에도 올인원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정말 하나로 충분한가? 편의성 측면에서는 분명 매력적이다. 다만 모발은 사람마다 손상도와 두께, 수분 상태가 다르기에 하나의 제품으로 모든 케어를 완벽하게 해결하기는 어렵다. 올인원으로 베이스 케어를 하고, 취약한 부분에 맞춰 한두 가지 제품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질문이다. 박내주의 손은 매일 뭔가를 만든다. 그 뭔가에 대해 말해달라. 단순히 머리를 만지는 게 아니라 분위기와 자신감을 빚는 일에 가깝다. 같은 스타일이라도 누구에게 적용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늘 한 사람이 지닌 고유의 느낌과 매력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