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저수지에서 울려 퍼지는 아브라모비치의 오페라

오는 11월 30일까지, 코펜하겐의 지하 저수지를 개조한 예술 공간에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오페라 설치미술 ‘Seven Deaths’가 펼쳐진다. 프레데릭스베르 박물관 산하 전시 공간 시스테르네르네는 한때 1600만 리터의 물을 저장하던 곳으로, 동굴 같은 구조와 압도적 음향을 자랑한다. 2021년 처음 공개한 ‘Seven Deaths’는 오페라 속 여성 인물들에게 반복돼온 비극적 죽음을 아브라모비치 특유의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사랑 때문에 광기에 빠지거나 죽음으로 내몰리던 여성 서사를 단순한 희생이 아닌 주체적 선택의 장면으로 전환한다.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부른 7곡의 오페라 아리아를 배경으로 아브라모비치가 직접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배우 윌럼 더포가 상대역으로 함께한다. 곳곳에 설치한 7개의 영상은 잔혹하면서도 아름다운 죽음의 장면을 펼쳐낸다. 차갑고 습한 공간에 울려 퍼지는 칼라스의 목소리와 아브라모비치의 몸짓은 관객을 깊은 몰입 속으로 끌어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