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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클리프 아펠의 후원으로 설립된 ‘레꼴 주얼리 스쿨’이 6월 25일부터 7월 15일까지 3주간 푸투라서울에 한국 캠퍼스를 연다. 주얼리의 역사와 젬스톤, 제작 기법을 직접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다채로운 세션이 펼쳐질 예정이다. 레꼴 주얼리 스쿨 아시아 퍼시픽 지사장 올리비에 세구라(Olivier Segura)가 들려주는 서울 노마딕 스쿨의 모든 것.

레꼴 주얼리 스쿨 아시아 퍼시픽 지사장 올리비에 세구라. Photo by Karl Lam.

2012년 파리에서 시작한 레꼴 주얼리 스쿨(L’ÉCOLE, School of Jewelry Arts)은 주얼리를 단순한 장식을 넘어 문화와 지식의 영역으로 확장했습니다. 레꼴 주얼리 스쿨이 정의하는 ‘주얼리 아트’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오랫동안 주얼리는 단순한 공예품으로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레꼴이 바라보는 주얼리는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우리는 주얼리를 역사와 공예, 문화와 상징, 그리고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봅니다. 레꼴의 접근 방식 역시 폭넓습니다. 제작 기술이나 젬스톤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와 주얼리의 역사까지 함께 다룹니다.

레꼴 주얼리 스쿨의 세 가지 핵심 축은 ‘주얼리의 역사’, ‘메종의 노하우’, ‘젬스톤의 세계’입니다. 각각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세 가지 주제는 레꼴 프로그램을 이루는 핵심 요소입니다. 먼저 ‘주얼리의 역사’는 주얼리가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장식품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최초의 주얼리는 단순히 돌을 꿴 형태였을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이미 상징성과 문화가 담겨 있었습니다. 주얼리는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해온 존재인 셈이죠. ‘메종의 노하우’, 즉 프랑스어로 ‘사부아-페르(savoir-faire)’를 이야기할 때는 주얼리 제작이 얼마나 복합적이고 정교한 과정인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하이 주얼리는 한 사람이 완성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 디자이너와 세공사, 주얼러, 연마 장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수이며, 각각의 기술을 제대로 익히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직접 실습해보면 작은 은반지의 곡선을 다듬는 일조차 얼마나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지 바로 체감하게 되죠. 세 번째 주제는 ‘젬스톤의 세계’입니다. 이는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탐구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루페로 스톤 내부를 들여다보면 내포물 속에서 또 다른 풍경과 색, 그리고 원석이 형성된 지질학적 배경까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의 〈에메랄드 정원〉 전시 역시 젬스톤이 지닌 이러한 내면의 미학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Van Cleef & Arpels, Necklace, 1971, Van Cleef & Arpels Collection.

교육기관으로서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레꼴에는 특별한 전제 조건이 없습니다. 어쩌면 유일한 조건이 ‘호기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얼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 그것이 레꼴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분야와 주제를 탐구하며 문화적 지식을 나누고, 더 나아가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박물관과 대학, 연구 기관,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문화적 교차 지점을 탐색하고 있죠. 서울에서 선보이는 주요 프로젝트인 ‘되살아난 기술: 몽땅 토르크의 켈트족 토르크 복원’ 역시 이러한 접근 방식에서 출발했습니다. 프랑스 남부에서 발견된 고대 켈트족 목걸이 ‘토르크(Torque)’를 중심으로 고고학자와 연구자, 주얼리 전문가, 미술사학자들이 함께 제작 기법과 시대적 맥락을 연구했죠. 서로 다른 분야의 시선이 만나 새로운 이해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레꼴이 지향하는 방식입니다.

전문성과 대중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강의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실습(hands-on)’을 중심으로 매우 구체적인 교수법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사람들의 흥미와 몰입을 유지하고, 그 안에 담긴 열정과 지식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하는 방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얼리의 역사와 젬스톤, 메종의 노하우를 다루는 모든 프로그램은 실습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또한 한 수업당 2명의 강사와 최대 12명의 학생만 참여해 보다 밀도 높은 경험과 적극적 참여가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많은 분이 수업이 끝난 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고 말하곤 합니다.

아시아에서 레꼴 주얼리 스쿨이 확인한 가능성은 무엇이고, 어떤 성장을 이뤄왔는지 궁금합니다. 레꼴에,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아시아는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2019년 홍콩에서 출범한 당시만 해도 레꼴의 시선은 비교적 파리 중심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시아 각 지역의 문화와 연구 주제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어요. 레꼴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지 대학과 박물관, 연구 기관과의 협업 역시 점점 활발해지고 있죠. 주얼리는 회화나 조각에 비해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분야지만, 그 유산은 매우 풍부합니다. 한국의 전통 주얼리부터 호주의 오팔, 동남아시아의 페라나칸, 중국의 황금 주얼리까지 각 지역마다 고유한 문화와 기술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런 주제를 현지 기관과 함께 연구 및 발전시키고,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해 소개하기도 합니다. 이번 서울 프로그램 역시 한국 기관들과 새로운 가능성을 논의하는 계기가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레꼴 프로그램을 통해 주얼리 제작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 L’ÉCOLE Van Cleef & Arpels.
레꼴 프로그램을 통해 주얼리 제작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 L’ÉCOLE Van Cleef & Arpels.

6월 25일부터 3주 동안 서울에서 레꼴 주얼리 스쿨의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서울 노마딕 스쿨이 열립니다. 대표적 프로그램 몇 가지를 소개해줄 수 있을까요? 레꼴은 프랑스어로 ‘학교’를 뜻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양한 코스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왔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전통적 수업이나 강의 방식에 익숙한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전시를 통해, 또 누군가는 팟캐스트나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죠. 레꼴 주얼리 스쿨의 모토는 ‘발견(discover)’, ‘학습(learn)’ 그리고 ‘감동(wonder)’입니다. 이 세 가지 가치는 모든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어린이부터 은퇴한 세대까지, 전문가부터 비전문가, 지역 주민부터 여행객까지 누구나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죠. 작은 씨앗을 심는 것과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얼리를 통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도록 돕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주얼리의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는 것. 그것이 레꼴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여러 프로그램 중 개인적으로 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하거나 추천하고 싶은 클래스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보석 세공(Lapidary) 수업입니다. 특히 ‘주얼리 세공 예술: 첫 번째 발견 – 역사와 기법’, ‘주얼리 세공 예술: 두 번째 발견 – 컬러 스톤 커팅’ 프로그램은 레꼴에서도 개발 과정 자체가 매우 도전적인 프로그램이었요. 실제 장비와 전문 도구를 사용해야 하고, 보석 세공은 원래 수년간 훈련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이죠. 단 4시간 만에 이를 전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수업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짧은 시간 안에 보석 세공의 복잡함과 어려움, 그리고 그 과정의 중요성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1850년경 제작한 앤티크 에메랄드와 다이아몬드 스네이크 뱅글. © K. Faerber.
24K 골드로 제작한 몽땅 토르크 복제품.

사실 레꼴은 이전에도 한국에서 소규모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력이 있습니다. 이번에 보다 본격적인 형태로 서울 캠퍼스를 운영하게 된 이유를 듣고 싶어요. 이전에 한국에서 선보인 단기 프로그램들은 매우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한국은 예술과 공예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깊은 곳이기에, 저희도 주얼리를 매개로 그 열정을 함께 나누고 싶었죠. 현지 박물관과 전문가, 관람객과 교류하며 레꼴과 비슷한 철학을 공유한다는 점도 강하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레꼴의 전체 프로그램과 전시를 서울에 소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습니다. 드디어 서울에서 이를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레꼴 주얼리 스쿨의 초대 회장께서는 서울 노마딕 스쿨처럼 단기로 캠퍼스를 운영하는 형태를 일종의 ‘서커스’라고 부르곤 하셨는데, 실제로 모든 팀과 장비를 함께 옮겨 한 달간 새로운 장소에서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와 주얼리에 대한 애정을 나누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함께 선보이는 특별전 〈에메랄드 정원 – 원석의 발견〉의 큐레이터로도 활약했다고요. 전시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보석학자의 시선에서 에메랄드는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가능성을 품은 스톤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3개 챕터를 통해 에메랄드의 본질과 아름다움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려 하는데, 첫 번째 챕터는 원석 자체와 ‘베릴(Beryl)’ 패밀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에메랄드와 아콰마린은 같은 베릴 계열 스톤으로, 컬러만 다를 뿐입니다. 이 장에서는 에메랄드가 어떤 지질학적 조건에서 형성되는지, 그리고 ‘자르댕(jardin)’이라 불리는 내포물의 독특한 패턴과 미학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 챕터는 장인정신에 집중합니다. 에메랄드는 여느 젬스톤과 다른 방식으로 다루며, 대표적인 ‘에메랄드 컷’ 역시 이 스톤의 특성에서 비롯됐습니다. 원석이 어떻게 연마되고 세팅되어 주얼리로 완성되는지, 그 과정의 섬세한 장인 기술을 보여주죠. 세 번째 챕터는 주얼리의 역사와 상징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에메랄드의 컬러가 왕권과 종교적 권위, 그리고 자연의 상징으로 어떻게 사용되어왔는지 살피는 한편, 이를 담아낸 인상적이고 다채로운 주얼리 작품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레꼴이 아시아에서 어떤 문화적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가길 원하나요? 앞으로도 주얼리를 매개로 문화적 교류를 더욱 확장하고, 보다 폭넓은 대중을 위한 다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갔으면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시아 각 지역의 대학과 박물관, 현지 전문가들과 이미 다양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향후 더 많은 파트너와 협업을 이어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