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베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옷을 입는 사람의 또 다른 '자서전'이 되는 로에베의 2027 S/S 컬렉션.
180년의 하우스 헤리티지를 한층 가볍고 유연하게 비튼 로에베 2027 S/S 컬렉션.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 듀오는 ‘공감대(relatability)’, ‘웨어러블함(wearability)’, ‘소유욕(desirability)’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파리 동쪽에 위치한 뱅센성 내부를 감싼 하얀 천과 골조로 이루어진 쇼 공간은 과거 원형극장과 경기장, 오페라하우스가 지닌 집합적 에너지에서 영감받아 런던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캐스퍼 뮐러 크니어 아키텍츠(Casper Mueller Kneer Architects)와 함께 설계했다. 원형의 이중 층으로 구성된 거대한 아레나에서 열린 이번 쇼는 관객과 모델의 거리를 최소화해 더욱 생동감 있는 경험을 선사했다. 1층은 나선형 미로를 연상시키는 구조로 관객이 눈앞에서 룩을 살펴보도록 했으며, 2층에는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발코니 형태의 관람 공간을 마련해 전체 컬렉션을 다각도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2027 S/S 컬렉션은 뉴잉글랜드풍의 미국적 실용주의에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드라마틱한 바로크 양식을 결합해 익숙하면서도 개성 있는 옷차림을 제안한다. 미국적 실용주의의 바탕에는 디자이너들의 유년 시절과 그 시절부터 형성된 스타일 감각, 그리고 주변 여성들에게서 얻은 영감이 자리한다. 잭과 라자로는 “이번 컬렉션은 구세계와 신세계의 대화입니다.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옷을 입는 방식에 대한 하나의 명제입니다. 새로운 컬렉션으로 표현된 로에베의 언어가 어떻게 하나의 워드로브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 비전과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현실성과 각자의 개성을 더했습니다. 옷과 삶, 그리고 우리 자신의 감성과 자전적인 이야기에 가까이 다가가는 컬렉션이죠”라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당장이라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법한 피케 셔츠, 농구 저지 실루엣을 차용한 시폰 비즈 슬립 드레스, 가볍고 부드러운 실크 아노락, 독특한 레진 칼라를 가미한 트렌치코트 등 익숙한 아이템은 색다르면서 관능적인 형태로 변주되었다. 스페인 바로크양식에서 착안한 과감한 컬러 블록과 햇볕에 바랜 듯한 네온 컬러, 색이 번지는 듯한 컬러 블리드, 장식적 네크라인, 우아한 새시 드레이프 디테일은 전체적 무드에 극적인 감성을 더한다. 옐로·레드·오렌지·민트 등 선명한 색채는 순백의 쇼 공간과 대비를 이루며 컬렉션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도 눈길을 끈다. 1960년 처음 출시한 오로(Oro) 스웨이드 블레이저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으며, ‘스카이빙(skiving)’ 기법으로 종이처럼 얇게 깎은 가죽을 활용해 여름에도 입을 수 있는 초경량 스트라이프 재킷과 셔츠 드레스를 구현했다. 로에베의 아이코닉한 퍼즐 백은 한층 가벼운 이스트-웨스트 실루엣으로 변화를 꾀했으며, 퍼즐 참이라는 새로운 형태로도 등장한다. 클래식한 박스 구조에 나파 레더 더스트 백을 드리운 파시토 백은 독특한 소재와 형태의 조합으로 시선을 끌었다. 이번 시즌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는 옷과 삶의 관계, 개인의 감성과 경험에 주목했다. 하우스의 비전과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익숙한 아이템을 새롭게 풀어내고, 입는 사람이 각자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옷을 제안한다. 180년의 헤리티지를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로에베의 새로운 시도는 익숙한 옷에 색다른 감각과 개성을 부여한다.










